비슬산 2

고원의 봄 전령사들, 대구 비슬산_20240411

비슬산의 채 여물지 않은 핑크빛 바다를 뒤로하고 정상으로 향하는 외길 고독한 선을 밟으며 잡념과 사념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사유의 존립을 채찍질했다.계절은 지독한 질서의 인내를 극복하여 신뢰와 감탄을 주건만 조급한 결론과 필론의 가두리 양식장 속에서 스스로를 학대하며, 타인을 핍박하는 게 얼마나 자연스런 정당화에 속고, 속이는 걸까?되물음과 되짚음의 교착에 빠질 즈음 지상에서 그리 거대하고 위대했던 비슬산은 여느 산일 뿐, 한 걸음 떨어져 통찰도 얻지만 두 걸음 떨어져 위장의 장막도 만들어 내던 동굴은 만천하 같았지만, 좁은 아집과도 같았다.그렇게 산 정상에서 세상을 넘어선 자연과 계절에 경탄하며 가슴 저민 감동도 얻는다.진달래를 보기 위해 산에 올라 하나를 초월한 화답을 듣던 날이기도 했다.비슬산은 대..

비슬산의 유가사_20170504

이튿날 일찍 꽁지 불 난 사람처럼 냉큼 일어나 분주히 외출 준비를 하곤 오마니께서 가고 싶으시다던 청도 한재길로 출발했다.가는 길에 청도읍 추어탕을 먹고 갑자기 든 커피 욕구에 지도를 검색, 청도휴게소에 투썸이 있어 커피 한사발 마시겠다고 고속도로를 타고 뎁따시 큰 걸루 하나 사서 밀양에 내려 국도를 타고 한재길로 접어 들었는데 온통 미나리 컨셉이다.청도 단미나리가 유명하다고?한재길을 타고 한참을 들어 갔는데 끝도 없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미나리 식당이며 하우스가 들어차 있어 하염 없이 올라가자 인가가 끊기고 급격한 오르막길이 나와 잽싸게 차를 돌려 다시 도로를 거슬러 내려 갔다.그러자 자그마한 하우스에 한 어르신이 미나리 씻으시는 모습을 보곤 차를 세우자 오마니께선 하우스로 들어가시고 난 길 가장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