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론 4

마을 수호신, 원주 부론_20190915

보호수이자 시골 마을마다 전해져 오는 전설 같은 당산나무들. 마을의 평온과 번영을 지켜 주는 갖가지 전설이 설사 꾸며진 이야기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이 수호령에 무던히도 많은 위안과 안도를 꿰차고 시련을 극복해 왔었다. 수 백 년, 거센 바람과 병충에도 견뎌 온 걸 보면, 또한 지나는 길에 제 한 몸 바쳐 뙤약볕을 막아 그늘을 내어준 것만으로도 치부할 수 없는 생명의 존엄을 느낄 수 있다. 강원/경기/충북이 만나는 지역이자 원주/여주/충주가 인척이 지역은 사투리도, 지역 성향도 비슷하다. 부론의 보호수로 나무가지가 집 안으로 뻗자 그 자리를 내어줬던 과거 흔적들이 이제는 잘려져 나가고 차단되어 버렸다. 훈훈한 장면이었는데... (시간의 파고에도 끄덕없는 부론_20150307, 추억과 시간이 만나는 곳) 여..

태풍 링링이 오던 날_20190907

올 들어 유독 예년에 비해 태풍 소식이 잦다.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비는 그리 많지 않지만 바람이 강력한 태풍이라는데 오늘 하루가 절정이자 고비란다.전날 집을 나서 원주에 들러 하루 지내는데 창 너머 바람 소리가 꽤나 강력한 태풍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점심 해결하고 여주로 넘어와 종영형 잠깐 만나기 전에 커피 한 잔 사서 말 그대로 얼굴만 보고 헤어져 지인이 계시는 곳으로 왔다. 여주IC에서 내려 여주읍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돈까스 집 건물 외관이 특이하다.적벽돌로 쌓은 뒤 통유리를 외부에 덧대어 미관상 돈까스 집이 아니라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첫인상이다.종영형과 헤어져 지인이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태양초-엄밀히 이야기하면 태양초가 아니고 건조기로 말린 건데 집에서 태양초 만들어 보면 정말 햇볕 좋은데..

한강을 사이에 두고_20181202

많이도 왔던 곳 중 하나가 흥원창이라 큰 시험을 앞두고 계획은 했었다.습관적인 게 개인적으로 자잘한 이슈들이 있거나 부근에 지나는 길이면 어김 없이 들러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찍거나 아님 아무 것도 하지 않더라도 마냥 물끄러미 바라 보다 세찬 강바람을 실컷 맞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던 만큼 내게 있어 편한 장소이자 혼자만 알고 있던-착각일지라도- 비밀스런 장소로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자연적인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라 신비감도 있었다. 늘 왔던 곳이 부론 방면에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인데 여기서 바라 보면 자연스럽게 여주 쪽을 볼 수 밖에 없어 처음 올 때부터 건너편에 대한 동경과 더불어 부론 방면에만 맨날 오다 보니 조금은 식상하기도 했다.그래서 지체 없이 차를 몰고 여주 방면으로 건너..

아주 오래된 추억, 부론장_20181201

시험을 치르고 바로 올라온 곳은 원주 부론, 흥원창도 만나고 모처럼 부론장에서 숙박하며 아주 옛 추억을 또 하나 걷기로 했다.감곡나들목에서 내려 장호원을 들러 미리 비상 식량을 챙기고, 여주를 거쳐 부론장에 도착할 무렵은 이미 늦은 밤이라 가뜩이나 시골 밤은 일찍 찾아 오는데 10시가 넘자 말 그대로 암흑천지다.부론장에 도착하자 쥔장은 한잠 들었다 겨우 일어나 방 키를 건넨다.내가 생각했던 아주 오래된 여관의 기억과 달리 내부는 현대식으로 완전 바뀌었다. 현관은 낡은 합판이 아니라 이렇게 아파트 현관 같은 소재에 말끔하게 도색 되어 있었다, 왠열! 예전 복도는 어쩔 수 없었는지 도색만 깨끗하게 칠해 놓고 좁은 복도와 오래된 샤시창 위치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방에 들어와 스원하게 샤워하고 나와 창을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