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봉 2

보고 싶다, 정선아_20210303

눈이 내린 상태라 병방산으로 가던 중 진입로 오르막길에서 계속된 슬립으로 차를 돌려 구절리 방향으로 여정을 급히 선회했다. 다행히 구절리까지 도로 컨디션이 좋아 오아시스 음악을 틀어 한적하게 운전했는데 정선 일대 내린 눈이 여행객들을 모두 내쫓았는지 도로는 그 어느 때보다 한적했다. 이럴 때 뱉는 말, 왕재수! 여전히 위압적인 가리왕산이 창 너머 세상에 버티고 있다. 저 길 따라 가리왕산을 오르면 시간이 얼마 걸릴까? 아직은 알파인 트랙을 통해서 입산은 금지되어 있단다. 숙소를 나서기 전, 고봉들 사이로 뻗은 숙암계곡 너머 눈 덮인 갈미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백석봉 또한 내린 눈을 품고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단장한 상태. 식사를 하기 위해 정선에 들렀다 간만에 '보고 싶다, 정선아' 계단을 찾는다. 긴 ..

그래서 올 수 밖에 없는 파크로쉬_20210302

다음 숙소로 옮겨 봇짐을 풀고 리조트 주변을 산책하며 그리 멀지는 않지만 운행의 걸림돌이자 멋진 동반자 였던 눈길에서의 긴장 또한 훌훌 털어낸다. 적어도 1년에 한두 번 오는 사이 속속들이 알게 된 덕분에 이제는 발길이 뒤섞이지 않고 익숙하게 찾아낸다. 창가에 놓인 자리에 앉아 고압적인 풍채의 가리왕산을 보는 게 이곳의 뷰포인트로 생각 이상으로 규모가 거대한 데다 봉우리는 아니지만 그에 걸맞은 고도가 한눈에 보여 누구든 매료될 수밖에 없다. 또한 가리왕산 반대편 백석봉은 가리왕산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나 특이하면서 독특한 산줄기를 보노라면 그 매력의 우열을 가리는 건 의미가 없고, 다만 미려한 산결을 어느새 시선으로 붙잡아 미로를 그리듯 눈길을 뗄 수 없다. 한바탕 퍼붓다 그친 눈보라는 대기의 잡티를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