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3

일상_20200531

편애라는 단어는 내가 아닌 입장에서 그리 유쾌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근래 길냥이들 식사를 몇 번 제공했답시고 몇몇 냥이들과 안면을 틔우는 사이 그런 편애가 생겨 버렸다. 뽀얀 얼굴에 태비 얼룩 무늬로 다른 동네 냥이가 와서 하악질 한 번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주위 인기척에 도망치듯 몸을 급히 숨길만큼 경계도 심한 녀석.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밥을 챙겨 가는 위생 봉투에 이 녀석이 행여나 나타나 먹으려나 싶어 조금 남겨 두는 습관이 있는데 용캐 나타나 꿍셔둔 밥을 챙겨 먹이려면 나도 긴장된다. 그러다 먹으면 다행인 거고... 감사의 표정이라기 보단 놀라 달아나기 전 남은 식사에 대한 미련 같다. 다른 냥이들이 먹을 때까지 기다리고, 주위를 삼엄하게 경계하는 이쁘니. 그러다 이렇게 먹게 된..

빛이 반가울 때_20190328

저녁 일찍 출발한다고 나름 가는 길을 재촉했건만 진부에 내렸을 시각이 이미 밤 9시 가까워질 무렵이었다.시골 밤은 빨리 찾아와 평일 이 시각은 가로등 불빛 외에 뭔가 활력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그러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환한 불빛이 손짓하는 곳에 나도 모르게 유혹에 넘어가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따스한 커피 한 사발과 내일 일용할 양식을 줍줍했다. 젊은 직원 두 분의 환한 응대와 내가 좋아하는 골든 메달 사과 쮸~스를 겟 하곤 밖을 나와 고마운 활력에 땡큐 한 번 때린다.역시나 정선은 예나 지금이나 먼길이다.

일상_20180421

무심할 만큼 시간 참 잘 지나간다. 21일 회사에서 귀가하기 전, 뱃속에 든 거지를 달래고자 샌드위치 하나 뜯었는데 일반 샌드위치에 비해 너무 푸짐해서 기쁜걸~지난 12일 이후 폰이 있나 싶을 만큼 정신 없이 달려 왔고, 가랭이가 찢어지기 일보 직전에 이렇게 잠깐의 여유로 주위를 돌아 봤다.열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하는 사이 벌써 벚꽃은 대부분 지고 봄은 깊어졌다.이렇게 2018년의 꿈 같은 봄이 춘몽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