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2

정감 어린 간이역, 군위 화본역_20240412

군위를 떠나기 전 마지막 여정은 화본역으로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흥행이 한몫한 곳이었다. 그런 걸 보면 문화 컨텐츠의 위력은 문명의 파도에 떠밀린 간이역을 특별한 존재로 재탄생시킬 만큼 파급력은 실로 어마했다.화본역은 중앙선의 철도역으로 대구광역시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에 소재한 역으로 국가철도공단 공식 소개 문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소개되었다. 인근 지역에서는 여객열차 역보다는 관광지로 더 유명하며, 군위 거주자나 철도 동호인이 아닌 이상 아예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간이역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2024년 이후에는 실제로 더 이상 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되는데, 이는 중앙선의 복선 전철화와 함께 선로가 산성면 윗동네인 의흥면으로 이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의흥면 ..

역사는 잠들고, 봄은 분주한 화산마을. 화산산성, 하늘/풍차전망대_20240412

꽃잎이 떨어지듯 기나긴 봄 여정의 꽃망울도 시들었다.돌아가는 길에 내륙 깊이 은둔한 도로를 경유하여 군위에 들러 포토 스팟으로 종종 고개를 내밀던 풍차 전망대에 들러 이글거리는 햇볕 아래 견고히 살아가는 세상과 더불어 화본역도 덩달아 들렀고, 잔잔한 들판 아지랑이 공백을 유영할 때 어디선가 시선을 유혹하는 도화 물결도 만났다.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역사의 애잔한 그늘에선 무심히 진달래 하나 슬픈 역사를 기리는데 그 무심한 역치는 얼마나 깊은지 성곽의 돌무더기는 도저히 움직일 기미가 없었지만 자연은 봄이불을 덮어 쓰라린 상흔을 어루만져 흉터도 지우고 있었다.아직 남은 벚꽃 구름의 눈발을 쫓아, 산허리 넘실대는 진달래를 쫓아 떠난 여정은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흘러가 버리고, 인간이 애써 이룩한 역사의 처절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