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연을 조성해 놓은 카페에서 야외 의자에 기댄다. 바람에 섞인 풀내음으로 습한 여름을 잠시 잊는 동안 허리 숙여 보이는 것들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카페에서 커피향을 잊어버리는 건 양날의 검이다.-그만큼 가격에 비해 커피 맛이 뵑!- 야외에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반려견은 실내 출입 불가라 어쩔 수 없었던 '이유'가 '덕분'이 되었고, 때마침 야외 너른 공간 중 괜춘한 자리를 선점해서 커피 한 잔 곁들이며 큰누나네와 헤어지기 전,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냈다. 요 녀석은 초코 푸들인데 어찌나 까칠하고 멍충한지, 얼마 전에 봤는데도 또 사납게 짖어 대고,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이란 개념이 없는지 틈만 나면 짖어댔다. 나도 댕이를 오래 키워 봤지만 금세 가족이나 가족과 친한 지인을 빨리 습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