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평온한 죽변 야경_20211115

사려울 2023. 2. 8. 01:45

겨울의 매서운 칼바람이 잦아든 동해 바다에 부쩍 짧아진 낮의 자취는 증발하고 어디선가 나타난 불빛이 바다 위에서 춤출 때, 텅 빈 포구도 그 춤사위에 흥겨워 뜸하던 발길이 모여든다.
밤바다의 낭만이 무르익어 감에 따라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행복의 대화를 나누며 밤바다를 그리워한다. 
 
대게는 아직 이른 감이 있어 홍게를 넉넉히 시켜 먹는데 갑자기 자리에 없는 가족들도 생각나먹은 만큼 포장을 했는데 그중에 울집 냥이도 떠오른다.
녀석이 다른 건 절대 건들지 않는데 유독 털개, 대게, 홍게, 북어, 막창김은 먹는다지?!

죽변항에서의 야경은 처음 보는데 나름 매력적이다.

조용한 포구와 달리 야경은 비교적 역동적으로 보이고, 각양각색의 불빛을 발산하고 있으니까.

독도새우가 중간중간 출현해서 사진을 찍어달란다.

대게는 이른감도 있고, 어획 허가도 며칠 전부터 떨어졌지만 다른 국적의 어선이 나타나 싹쓸이를 해서 전멸이라 부득이 러시아산 대게를 갖고 왔지만 아직 살이 실하지 않다고 하여 홍게를 선택했다.

어항은 활기가 넘친다.

잠시 기다리는 사이 다시 야경에 취해본다.

'총각'이라는 문구가 왠지 정열과 순수를 내포하고 있는 거 같아 선택했는데 밑반찬은 두둑하게 나온다.

죽변에 왔을 때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수산물 가게가 즐비한 거리는 일찍 문을 닫았거나 한산했는데 포구에 있는 이쪽 방면만 오고 가는 사람들이 보여 여기까지 꾸역꾸역 들어왔고, 그나마 뒤이어 차량 몇 대가 들어와 주차장을 채웠다.

음식이 나왔다는 소리에 폰을 고정하지 않은 채 찍은 결과물.

필요한 몇 가지만 정갈하게 나오긴 한데...

배를 든든히 채우고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량도 식사할 기회를 줘야 된다.

소천에 들러 주유를 하는데 일찍 밤이 찾아오는 시골 특성상 온통 암흑 천지에 여관 간판만 점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화려해 보인다.

심지어 주유소도 대부분 불이 꺼져 있음에도 주유기는 정상 작동 중이었다.

이 적막이 묘하게 좋아 조금 떨어진 곳에 편의점에 들러 캔커피 하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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