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20726

사려울 2023. 10. 28. 01:45

그리 긴 외출이 아닌데도 녀석은 어찌나 애틋한지.
때론 아끼는 가족, 사람에게 이렇게 맹목적으로 애틋해질 필요가 있음에도 그런 표본이 없다면 쉽지 않고, 녀석으로 인해 맹목적인 순수를 배웠다.
그로 인한 화답으로 새가 지저귀는 영상을 틀어 주자 거기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사는 녀석의 그런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초저녁부터 발치에서 떠날 줄 몰랐다.

심지어 방까지 따라와서 바닥에 붙어 이렇게 째려봤다.

이 눈빛 왜캐 불쌍불쌍해 보이지?

"난 컴 키보드를 팰 테니 넌 지저귀는 새를 패거라."

정말 화면이 뚫어질 기세로 초집중했다.

새가 날아왔다 날아가면 이따금 앞 젤리를 날리거나 혓바닥으로 쓸어버렸다.

그러다 솜뭉치를 걸치곤 밀려오는 피로감을 꾸역꾸역 참다가

급기야 녹다운되어 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폰을 줄 수 없겠니?

제 쿠션으로 올려놓자 다시 영상에서 시선을 거둘 줄 몰랐다.

좀 더 보기 편한 위치로 재조정하자 느슨해진 집중력을 다시 발휘, 이렇게 밤은 따스하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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