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남에서, 북에서 만나는 봄의 절정_20180406

사려울 2019. 6. 16. 01:19

한 주 동안 두 번의 벚꽃 잔치에 초대를 받는 기분이다.

교육으로 방문한 대구는 이제 벚꽃잎이 4월의 눈 마냥 떨어지며 떠날 채비를 하는데 동탄과 서울은 며칠 전까지 봉오리져 있던 꽃망울이 거짓말처럼 터지며 순식간에 다른 세상이 되었다.



솔빛 유치원 옆 도보길은 각종 화초와 나무가 함께 자라는데 벚나무 대신 단풍나무가 많아서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쌍용아파트 담벼락은 개나리가 많아 어느새 노랗게 물들었다.




주민센터 일대 벚나무가 키가 크고 잔가지도 많아서 벚꽃 피는 봄이면 유별나게 화사해서 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리 벚꽃이 만개 했음에도 평일 늦은 오후라 반석산 밑 오산천 산책로엔 사람이 없다.

이 산책로는 산과 강을 함께 볼 수 있고, 도로를 벗어난 지역이라 가장 많이 애용하는 산책로인데 특히나 요맘 때가 되면 벚나무가 길게 늘어 있어 봄 정취를 느끼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동탄 신도시와 함께 만들어진 이 산책로 가로수가 묘목 수준 이었지만, 이제 10년이 훌쩍 넘어 가로수며 주변 나무들도 성장하여 나무 터널로 멋지게 가꿔졌다.



오산천 건너 여울공원이 1년 정도 지났으니까 처음 동탄 수준이라 보면 되겠다.





얼마 전 내린 비로 반석산 여울에 제법 경쾌한 물소리가 난다.










산책로 처음부터 끝까지 벚나무라는 건 이날 처음 알았지만 굳이 먼 곳까지 달려가 북적이는 인파 사이에서 고생하고 제대로 된 감상을 포기할 필요가 없어졌다.

유명 벚꽃 명소에 비해 아직은 멋드러진 벚꽃길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적하고 길게 늘어선 길이 또 어디 찾기 쉽다더냐.

게다가 주변에 인가도, 차량에 방해 받을 도로도 없어서 더할 나위 없다.

끝에서 끝까지 왕복으로 8km 정도니까 약간 피로도를 느낄 만큼 그리 짧은 거리가 아니라 혼자든 여럿이든 걸으며 감상하기 딱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북쪽 방면 재봉산 부근엔 이렇게 인공 여울이 흘러 반석산이 없는 허전한 빈자리를 대체해 준다.

여기도 처음엔 잡초로 알고 있던 화초들이 어엿하게 자라 야생화 뿐 아니라 작목하는 꽃도 눈에 띄인다.



겨울 지나 확실히 해는 길어져 산책로 끝을 반환하고 돌아오는 길에 석양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호수 공원도 사람이 텅빈 공간이 되었다.

사실 주말 휴일이면 이 벚꽃길을 걷기 위해 주민들이 많이 오지만 그렇더라도 유명 관광지에 비한다면 조용한 수준에 주민들이 대부분이라 거리에서의 에티켓이 상당히 높아 굳이 외부로 가고 싶은 욕구도 없어진다.



동백꽃인가?






호수 공원에서 반석산으로 오르는 생태터널 위에도 벚꽃길이 활짝 반긴다.




반석산에 들어서자 진달래가 반겨 하루에도 봄 정취에 흠뻑 젖었다.



복합문화센터 야외음악당 옆 자율서가가 생겼다.

이래저래 독서하기 좋은 시기다.



잠시 벚꽃 구경을 한다고 출발했는데 그 매력에 이끌려 꽤나 많이도 걸었던 하루다.

가까이 사는 고장에 이런 멋진 곳이 있다는 건 알지만 세세한 기억들은 계절이 지나면 잠시 잊게 되는데 피곤한 일상을 잠시 물리치게 되면 이렇게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이 멋진 계절이 지나기 전 다시 기회를 만들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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