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3

가을과 마지막 교육의 아쉬움, 그리고 후련함_20241026

등교부터 교육을 받고 하교하는 길이 그토록 힘들던-투정을 부려도 눈치 보지 않을 정도로- 교육의 마지막 날, 그 모든 고행이 무색할 만큼 가을 캠퍼스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웠다.물론 감상에 젖느라 사진보다 눈으로 담았지만, 그 기억은 정말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햇살과 정취, 그리고 기억이 아름다운 날이었다.마지막 수료식이 생각보다 길어도, 노련한 교수의 강의가 통째 기억하고 싶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어도 마지막이라는 꼬리표에 늘 따라붙는 아쉬움.나무와 하늘, 그리고 무심히 길바닥을 뒹구는 낙엽조차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아름답던 시간이었다.점심 식사를 끝내고 학우들과 습관처럼 야외에서 커피 한 잔에 대화를 곁들이며, 모두가 헤쳐나가야 될 공부와 경험들을 겸허히 나눔과 동시에 수료식에서 서로를 위한 함성과 갈채..

요람기를 반추하다, 거운분교_20200204

어라연을 다녀온 뒤 생각보다 넉넉한 시간을 활용해 잠시 들렀다 옛생각으로 회상에 젖었던 정겨운 교정. 정문에 들어서자 어릴 적엔 그토록 넓던 운동장이 어느샌가 손바닥만하게 느껴졌다. 원래 그 자리를 지키던 학교가 줄어들리 없으니 내가 인식하는 극치가 올랐다고 봐야겠지. 교문을 들어서서 좌측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어릴 적 주머니와 신발을 가득 채우던 모래밭이 나온다. 교문 우측에 넓고 편평한 자연석으로 된 벤치가 있다. 앉아 보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하고 몸을 맡긴 해 잠시 사색에 잠겼다. 평균대라고 하나? 올림픽 체조 선수를 따라 한답시고 많이도 깡총거렸던 평균대가 급격히 좁고 위태로워 보였다. 그 평균대의 쇠락처럼 하루도 쇠락하여 해가 잦아들며 뜨거운 석양이 마지막 혼신을 태우고, 이내 찾아올 시골 밤에..

까까머리 학창시절을 떠올리며_20180118

오래 살던 시골 동네를 등지고 다시 도심에서 생활을 시작한 순간부터 군 복무 후 까지 9년 여 기간 동안의 시절이 각인된 추억의 장소를 찾기엔 그리 망설임도, 많은 거리를 이동할 필요도 없었다.물론 처음부터 걸어서 10여 km 이상을 이동했지만 생각보다 피로도가 쌓이지 않았고, 차가 아닌 도보의 장점으로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된 골목길을 이용할 수 있어 이동 거리도 적었다.2017년 11월 30일 이후 추억 산책이라 그리 긴 시간이 지난 건 아니지만, 앞서 하루를 보낸 추억 산책이 나쁘지 않았고, 이왕 마음 먹은 김에 시간이 허락될 때 마음 편하게 즐겨보자는 의미에서 강행을 했다. 추억에 따른 시간 순서대로 한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경우 도보 거리가 지그재그로 뒤섞여 도중에 지치고 시간도 많이 걸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