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셋째 날에 접어 들어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그 시끌벅적했던 착시현상으로 집이 더 휑하니 썰렁하기만 하다. 그런 허전한 적막을 깨고 저녁부터 굵직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평소 내리는 눈은 질퍽대던 도로의 주범이자 출퇴근 시간이면 도로에 더 오랜 시간 발을 묶어 두는 불청객이었다면 연휴에 내리는 눈은 겨울의 운치와 매력을 가장 잘 이해시켜 주고 계절의 공감대를 포근하게 기억으로 변모시켜 주는 매력덩어리 였다. 이렇게 펑펑 내리는 눈을 보곤 판초우의를 입고 온갖 청승을 떨듯 홀로 거리를 활보하며 신이 난 아이처럼 아이뽕 셔터를 허벌나게 눌러 댔다.카메라로 찍는 다면 내리는 눈을 맞으며 내 눈도 눈물을 흘리겠지? 텅빈 도시에 하염 없이 내릴 것만 같은 이 눈을 보고 있자니 겨울이란 계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