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바람이 지치지 않는 태안에서 진지하고, 유희 넘치는 대화를 나누던 날, 들판에서 소생하는 봄소식에 한껏 부풀어 오른 가슴을 되짚어 바람에게 묻노나니... 불현듯 찾아온 손님의 반가움이 바로 이런 기분일까 싶어 또한 같은 마음이려나. 빼곡한 장독대에서 부서지는 햇살이 아직은 찬 바닷바람에 냉점을 마비시킨다. 마당 한켠에 장독이 쨍한 햇살을 받아 반사 시킨다. 봄을 예고하는 양지 바른 곳이라 파리가 날아다니는 건가~ 노숙자 스타일. 소리소문 없이 봄을 전해주는, 땅에 나지막이 달라붙어 작은 꽃을 피워 몰래 봄을 데리고 왔다 갈 때도 몰래 데리고 간다. 하루 일과가 무척 짧게 느껴져 어느새 기웃거리던 해가 멀리 도망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