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푸른 녹음도 익고, 봄에 틔운 결실도 익어 봄에 못다한 이야기가 영글었다.일상이란 건 약속하지 않아도, 정의 내리지 않아도 불변하는 생명의 역동이라 녹색 속에 숨겨진 것들을 일일이 찾으며 심장의 파동을 확신하고, 수풀속에서 잔망스레 휘감는 거미줄을 느끼며 찰나의 역동을 공감했다.얼마 전 담근 매실은 설탕의 열정을 깨워 춤을 추게 하듯 내딛는 발끝 걸음 하나에 건조했던 감성에 땀방울 송골송골 맺혀 잊었던 미소도 되찾았다.야외공연장 너른 잔디밭은 가장 만만한 산책 코스가 되어 버렸다.적당한 걸음으로 볼거리, 향기, 소리를 가득 담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화성 오산리 석불입상은 원래 동탄면 오산리에 있었다. 언뜻 무덤 앞에 세워지는 석인상처럼 보이지만, 석인상의 관모와 달리 머리카락이 물결무늬처럼 희미하게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