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점에서 만난 세종시의 호수 공원.터진 봉오리 마냥 수줍기만 한 입가의 미소가 도시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충분하진 않았지만 그 설렘을 담아 오기엔 모자람 없는, 가을과 어우러진 세종의 호수엔 거울처럼 유유자적의 낭만이 도사리고 있었다. 거울이 갖지 못하는 심연의 무게감을 호수는 잔잔히 보여 줄 뿐 부연 설명하거나 장황한 법이 없다.어린 묘목 한 그루 조차 호수는 시각적인 느낌보단 그 유전자가 가지고 있는 파동의 스펙트럼을 보여 줄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 지나가던 가느다란 바람 한 줄기가 호수에게 투정을 부리는 거라 착각했지만 기실 담소를 나누곤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무척이나 가까운 벗이었다.호수 너머 비치는 세상 만물은 바람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호수와 가까워지려 한다.언젠가 그들이 한데 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