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2

창 너머 봄 비 만나는 날_20150419

산책 중에 내리던 가느다란 비가 어느 정도 굵어져 그 비를 편하게 구경하기 위해 카페로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았다. 때마침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던 투썸이 편했던 건 사각이던 봄비만큼 감상하기 좋게 내부도 한적하고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촉촉히 내리는 봄비를 따라 봄소식을 미리 듣고 땅에서, 잠에서 깨어나는 것들을 만나러 갔다.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잠이 들어있는 생명을 살포시 흔들어 서서히 눈을 뜨며 그간의 편안한 잠자리 후의 개운한 미소를 짓는다.싱그러운 봄의 새로운 녹색들은 이제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녹음이 짙어질 더욱 파란 녹색으로 단장하고 여름에 활동할 생명은 가느다란 빗방울로 얕은 세수를 하며 봄단장에 여념 없는, 빗소리가 듣기 좋은 봄날의 휴일이다.

출장길에 봄소식_20150318

비록 출장길이었지만 잠시 들렀던 멋진 바다 전망의 식당 부근에 이색적인 풍경들이 눈에 들어 왔다. 봄소식 치곤 요란할만큼 비가 많았던 남해 바닷가에서 서서히 태동하는 봄은 겨울을 떠밀지 않고 잠시 쉬는 빈자리를 대신 할 터. 앙상하지만 무수히 뻗어나간 나뭇가지를 보고 있노라면 여름이 오더라도 세상 태울 듯한 이글거림을 홀로 떠받히겠지?부쩍 굵어진 빗줄기가 조바심에 늑장 부리는 봄을 다그친다. 바다를 바라 보는 자그마한 집 마당은 이미 봄이 와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담장을 허물었다.그 봄을 얼마나 기다렸을지 알 수 없지만 지나고 들르는 계절이 나기엔 이만큼 편안할 수 있을까?잠깐 비를 맞으며 봄을 기다리는 나무의 묵묵한 뒷모습을 읽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