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지만 늦게 출발한 봄나들이 한답시고 딱히 무얼 보거나 듣겠다는 생각조차 없이 나갔다가 들판에 핀 봄의 징표들을 보곤 계획도 없고 예상도 못했던 작은 즐거움에 젖게 되었다.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바람은 어쩌면 기름진 패스트푸드를 먹은 뒤 그 텁텁함을 날리기 위해 마시는 탄산음료와 같은 것이렸다.이름 모를 들꽃의 작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은 감추려 해도 종내엔 주체할 수 없이 튀어 나오는 기침처럼 잠시 주위를 둘러 보는 사이에 눈을 통해 마음으로 몸을 숙이게 하는 마녀와도 같다. 민들레는 지극히 평가절하되는 희생양이면서도 그런 건 개의치 않는 호연지기의 대표 주자 같다.꽃밭을 아무리 화려한 꽃들로 장식한 들 민들레만큼의 뚝심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으리. 차가운 겨울과 초봄의 변칙을 이겨낸 징표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