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그리운 망부목, 몰운대_20200202
구름에 빠진 채 풍류를 읊고 싶은 곳. 사실 몰운대는 벼랑 위에 섰을 때보다 벼랑 앞 멀직이 떨어졌을 때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다만 벼랑 위는 섞어 문드러지는 한이 있어도 그 모습을 지키는 고사목의 자태가 절묘하기에 어쩌면 세상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아찔한 절벽 위 서면 상상이 더해져 신비감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숙소에서 출발할 때 동강 칠족령을 감안했었는데 겨울이면 가뜩이나 위태로운 길이 더욱 위험하지 않을까 싶어 급작스레 운전대를 돌렸고, 그 때 문득 절벽 위에서 지독한 그리움에 얼어 버린 고사목이 떠올랐다. 그와 더불어 몰운대 가는 길목에 지나는 이들의 마음을 훔치는 소금강까지 인접해 있으니 동강 칠족령를 가지 못한 아쉬움에 충분한 위안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