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산줄기들 사이의 바다, 대전 대청호 거북바위와 전망대_20220902

너른 세상에 대한 갈망은 비단 인간에 한정되지 않았다.
흙과 물의 경계에서 알을 놓고 다시 너른 세상으로 떠나려는 거북 한 마리도, 대청호반길에 동경의 알을 찾는 여행자도 시선의 접점은 호반과 하늘이었으며, 혹독하게 옭아맨 의지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호반길 따라 여행을 결단한 게 아니었을까?

대청호의 만수 면적은 72.8㎢이고, 저수지 길이 86㎞, 총저수량은 높이 76.5m에서 80m까지 홍수조절 용량을 합쳐 14억 9000만㎥에 이른다. 이 저수량으로 금강유역의 만성적인 홍수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대전광역시·청주·군산·전주 등 유역 내의 인접 도시에 연간 13억㎥의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또한 금강 하류 연안·미호천 연안 및 만경강 유역의 농경지에 연간 3억 5,000만㎥의 관계용수를 공급하고, 최대출력 600㎾의 전력과 연간 2억 600만㎾h의 발전량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인 주위의 높은 산, 깊은 계곡과 함께 수려한 경관을 뽐내고 있는 대청호는 충청북도 지방의 관광 명소 중의 하나로서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아들고 있다.
[출처] 대청호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청호

호반길 접어들어 처음 도로를 벗어난 주산동 전망대에서 첫인상.
호쾌한 전망대와 그 옆에서 방뇨하는 수컷이었다.
엥간하면 공공 화장실 이용하시지!

이어 거북바위와 황새바위 전망대로 가기 위해 멀찍이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걷자 길가 시구가 꾸며진 연꽃마을이 있었다.

거북바위로 가기 위해선 호반길을 따라 조금 걸어야 했는데 길은 폭이 넓고 편평하여 걸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줘 크게 힘들지 않았고, 적당히 우거진 수풀 사이로 한쪽은 숲, 다른 한쪽은 호수가 바로 인접해 있었다.

늘 수줍어 자기 모습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칡꽃, 그러나 그 자태는 이쁘고 매혹적이며, 향은 무척이나 달콤했다.

거북바위 진입 전, 조금은 거칠어진 숲을 지나야 만 했다.

거북바위로 가는 길은 막다른 길로 황새바위 전망대로 가는 길에 이정표가 지시하는 방향의 길로 빠져 조금만 걸어가면 도착했다.
거북바위에 거의 도착할 무렵 길옆에 거대한 버섯이 있었다.
거의 사람 면상 사이즈였다!

멀리서 봐도 이제 갓 알을 낳고 호수로 향하는 거북바위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거북도령 나가신다~

앞에 물에 잠긴 바위는 동료 거북일까?

이 위치에서 보면 알을 까고 다시 호수로 돌아가는 거북 같았다.
지금까지 전국각지에 거북바위는 많이 봤지만 호수로 나아가는 그 뒷모습과 주변 바위들의 형태까지 감안하면 이 바위가 가장 찐거북이었다.

벤치 하나 소박하게 자리를 지키며 지나는 사람들의 휴식이 되어줬다.

거북바위에서 다시 돌아 나와 갈림길에 섰는데 일대를 보게 되면 얼마나 수풀이 무성했는지 알 수 있었고, 지자체에서 제초 작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한 흔적도 볼 수 있었다.

주차된 곳은 연꽃마을 방향, 거북바위는 쉼터 방향, 황새바위 전망대로 가는 길은 자연생태관으로 일대 인가가 그리 많지 않은 만큼 수풀도 무성하지만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 최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개발하거나 관리 중인 흔적이 보였다.
그래서 오래된 이정표에는 최근 발굴한 자원의 명칭이 없었고, 중간중간 이정표를 끼워 넣어 여행객들이 길을 잃고 미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했다.

황새바위 전망대로 가는 길 또한 거북바위로 가는 길처럼 평탄하면서도 넓어 걷기 수월했다.

얼마 걷지 않아 도착한 황새바위 전망대에 서자 뻥 뚫린 시야를 가르는 배 하나 흰꼬리를 펄럭이며 지나갔다.

큰 데크가 설치되어 전망뿐만 아니라 쉼터로서 손색이 없는 황새바위 전망대는 내륙의 작은 바다, 대청호의 규모와 더불어 주변을 둘러싼 나지막한 산세와 청명한 하늘 위를 떠다니는 구름이 일품이었다.

황새바위 전망대 일대는 강변 유원지처럼 조성이 되어 있었는데 때마침 음악 동호회의 야외 공연이 있어 잠시 서서 감상에 빠졌고, 덕분에 마음의 휴식도 취했다.

거북바위와 황새바위로 연결된 길은 순환형태를 띠고 있어 다시 주차된 곳으로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우회해서 가면 진입할 때 있던 연꽃마을로 돌아나갈 수 있었는데 대청호 오백리길이란 둘레길로 진행하고자 하면 이 길을 진행하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이정표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황새바위 전망대에서 몇 분만 걸어가면 대청호 오백리길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인척이었다.

갈림길 출현.

마산동 전망대 입구 방향이 신상교~마산동 전망대로 이어지는 길이 대청호 오백리길로 앞서 지나왔던 주산동 전망대, 거북바위, 황새바위 전망대 방향이 신상교 방면이며, 반대로 마산동 전망대 방면이 앞으로 가게 될 명상정원, 마산동 산성이었다.

차량이 주차된 연꽃마을 초입은 이정표에 없는 마산동 전망대 방향의 반대쪽 길로 진행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나왔다.

다음 목적지인 명상정원으로 가던 중 동명초등학교와 자연수변공원의 도로 건너에 바로 호수와 인접해 있는 곳에 작은 전망대가 있어 대청호를 관망하기 위해 급히 올랐다.

바다의 간결한 수평선을 대신해 산이 강강술래를 했고, 그 사이를 스며들 듯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