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3

동탄 노작홍사용문학관_20200207

동탄에 있는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아름다운 시가 때론 추위나 표독한 칼끝보다 날카로운 무기와 같음을 전시해 놓았다. 허나 칼날이 한결 같이 서슬퍼렇고 위협적이라면 시구는 더욱 예리하면서도 거부감이 전혀 없고, 밤하늘에 약속된 별처럼 묵직하고 개운한 여운을 약속한다. 동탄에 들어선지 꽤나 오래된, 아담한 박물관에 수놓은 시는 아름다운 물결과도 같고, 강인한 파도처럼 글은 언제나 꿈틀댄다. 일제침략기에 우회적으로 독립운동을 했던 시인들의 넋은 영원한 유물인 시로 남아 숭고한 정신-일본을 저주하거나 비꼬는 게 아니라 오로지 독립의 신념-을 표현함으로써 어쩌면 역사적인 앙금 없이 민족의 우직함을 각인 시켜준다. 문학관을 방문하기 전, 반석산 정상과 둘레길을 먼저 거닌다. 둘레길 대부분에 눈은 녹아 흔적이 없지만..

설야_20171218

바람 한 점 없는 퇴근길에 가로등 불빛에 흐느적 내리는 눈발이 너무나 고요하고 평온하다.갑자기 김광균 시인의 설야가 생각 나는 눈 내리는 밤이라 설야와 같이 동영상을 올려 봄직 하다. 설야(雪夜) - 김광균 -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야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을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박완서님의 소설. 그 남자네 집

한 동안 잡지 않았던 책.모처럼 조카들에게 한가위 선물로 책을 구입해 주면서 나도 하나 건졌다.소설을 탐닉하고 빠져 들던 내 모습이 까마득한 옛날 같다.엄마를 부탁해 이후론 책을 잡지 않았으니 나도 참말로 징하지...박완서님 소설을 참 좋아했었기에 그 편안하고 친숙한 문체와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처럼 막연한 옛추억이 떠오를 것만 같은 감회는 여전하기만 하다.후딱 읽어버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