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한 달이 지나자 급격하게 변신했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살림살이에 관심도, 호기심도 없던 녀석이 이제는 내 집이란 걸 알고 꽁꽁 숨겨 왔던 끼를 발산했다. 일일이 검열하고, 숨겨진 걸 찾아내고... 그러다 냉장고 밑에서 10원짜리 동전도 찾아 냈지만, 이제는 살림살이 허투루 하게 두지 못하겠다. 괜한 걱정에 행여 삼킨다면 큰 일이거든. 집에서 시도 때도 없이 쫓아다니지만 여전히 가벼운 발걸음에 민폐 수준은 아니고, 차라리 주눅들어 차분한 것보다 명랑하여 익살 다분한 게 낫다. 사진에서는 얼굴이 넙디디하게 나왔지만 실제 손가락 4개 합친 것보다 얼굴이 작은 녀석이라 직접 보는 가족들마다 이 녀석을 귀여워하고 심지어 전화 통화의 첫인사말이 "고 녀석" 잘 있냐는 말에 주객이 전도되는 건 하루아침에 일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