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변치않는 정겨움, 원주 부론_20221031

사려울 2023. 12. 18. 18:53

작지만 꽤 역동적인 지역, 원주 부론에 가을이 무르익을 즈음 지인과 함께 찾아 식사를 나누고 냥이들을 만난다.
지난번 넉살 좋은 치즈냥을 만났지만 간식을 얼마 주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엔 녀석이 외출 중이라 만날 수 없고 대신 이웃냥을 만났다.
챙겨 주시는 분이 계셔 특히나 동네냥들이 많은 곳이라 그 재미로 찾기도 했고, 흥원창이 있어 몰래 숨겨둔 명소 마냥 즐겨 찾기도 했다.
멋진 가로수가 어울린 길이 덩달아 멋스러운 동네, 남한강-섬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멋진 부론에서의 가을 내음이 참 좋았다.

 

부론면은 강원, 경기, 충북의 세 도에 접해 있고 원주시의 서남단에 위치한다. 산지가 많아 현계산(535m)·봉림산(579m)·황학산(332m) 등이 솟아 있으며 곳곳에 산간분지가 발달되어 있다. 손곡리에서 발원한 법천천(法泉川)이 서남류하여 법천리에서 남한강에 합류하고, 남한강은 면의 서부를 충청북도와 경기도의 도계(道界)를 이루면서 북서류하다가 흥호리에 이르러 섬강을 합류한다. 원주시청에서 남쪽 약 30Km 지점에 위치하며 동쪽은 해발 535m의 현계산이 자리를 잡고 귀래면에 접하고, 서쪽은 섬강을 경계로 여주시 점동면에, 남쪽은 충주시 소태면과 남한강을 경계로 충주시 앙성면에, 북쪽은 문막읍과 여주시 강천면에 접하는 남한강변의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부론면 지역은 남한강과 섬강에 접하고 있으므로 선사시대부터 삶의 터전이 되어 왔다. 고려시대에는 12조창(漕倉)의 하나인 흥원창(興元倉)이 있어 경제활동의 중요한 곳이 되어 자연히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여러 고장 사람들이 모여 서로 다른 곳의 소식을 전하여 통신수단이 빈약했던 시대에 언론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에 '말이 많이 오가는 곳' 즉 '부론(富論)'이라는 지명이 생기게 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 일설에 의하면 부론면이란 지명은 부자 부(富), 의론 론(論)으로서 조선 말에 3대 판서(判書)가 있어 정치에 식견이 많아 나라에서 정사(政事)에 풍부한 식견을 가진 사람이 많고 이 사람들과 의논하여 고을 원이나 감사가 정치를 하였다하여 부론면이라 하였다 한다. 지금의 단강 2리 부론동 골짜기를 부놋골, 부롯골로 부르는데 이는 이 동네가 옛날부터 보를 막아 논농사를 지었으므로 '보논'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부론의 지명이 언제부터 쓰였는지 확실하게는 알 수 없으나 1760년경에 편찬된 여지도서에 부론면의 명칭이 보인다. 당시의 기록에 의하면 부론면은 강원감영 관문에서 남쪽 60리에 있으며 일리·분일리·이리·삼리·사리·오리·육리·칠리의 8개리가 있었다. 
1895년 5월 26일에 충주부 원주군에 소속되었다가 1914년 지방행정개편에 따라 노림·단강·법천·손곡·정산·흥호 6개리로 개편되어 노림리는 칠리 일부, 단강리는 일리와 분일리 일부, 법천리는 삼리·사리와 이리 일부, 손곡리는 오리, 정산리는 이리와 분일리 일부, 흥호리는 육리와 분육리로 편제되었다. 
1941년에 편찬된 '강원도지(江原道誌)'에도 6개리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1955년에 원주시와 원성군으로 분리되면서 원성군 지역에 소속되었고, 1965년 1월 27일에 단강출장소가 설치되었다. 1989년에 원성군이 원주군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원주군에 속하다가 1995년에 통합 원주시 부론면으로 조정되었다.
남한강 수상교통의 요지였던 흥원창(현 흥호리)이 면소재지였으나, 1936년 대홍수로 흥원창 주민들이 현재의 면소재지인 법천리를 중심으로 이주함에 따라 1950년 3월 행정적으로 이전하였다.
[출처] 부론면_원주시청
 

부론면(富論面) - 지명유래 상세 - 기본현황 - 원주둘러보기 - 원주소개 - 원주시청

[위치] 부론면은 강원, 경기, 충북의 세 도에 접해 있고 원주시의 서남단에 위치한다. 산지가 많아 현계산(535m)·봉림산(579m)·황학산(332m) 등이 솟아 있으며 곳곳에 산간분지가 발달되어 있다.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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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출발할 무렵 주차장 한 켠 단풍이 탐스럽게 물들었다.

참새가 많은 곳이라 녀석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면서 이쁜 가을 빛깔을 잠시 돌아보며 흠뻑 즐기란 의미였다.

여주에 들렀다 이내 부론으로 이동, 갈비탕이 괜춘한 곳이 있어 인근 공터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식당으로 걸어가던 중 월동 준비로 분주한 꿀벌을 만났다.

이번에도 녀석 덕분에 평창산 아까시꿀을 하나 샀는데 매년 영월 아까시꿀을 먹다 애용하는 천주교 재단 꿀을 구입했으나, 단맛이 너무 강해 요리에 사용하기로 했다.

고로 올해 아까시꿀은 실패.

그래도 꿀벌이 있어서 매년 거르지 않고 입안 가득 꿀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식당 골목엔 여러 가옥들이 있었는데 한 집에서 공손히 앞족발을 모은 채 식빵을 굽는 턱시도 녀석은 그나마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녀석이라 큰 경계심은 없었고, 주머니 츄르를 내밀자 미동도 않고 눈을 걔슴츠레 바라봤다.

가까이 다가서면 도망갈까 싶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녀석이 휴식 중이라 그걸 방해하면 그 또한 민폐나 마찬가지겠지.

푸짐한 식사를 마친 뒤 부론 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에 나서자 역시 은행나무 가로수가 길가 빼곡한 마을 답게 은행이파리도 가을로 물들어 있었다.

잠시 부론의 풍성한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길을 걸었는데 매끈하고 잘 다듬은 가로수가 아닌 평소 꾸준하게 관리된 가로수라 시간에 따라 점차적으로 변화되는 가을의 여러 모습들이 일렬로 늘어서 친숙하고 풋풋했다.

그 가로수 사이로 전신주와 전선이 뒤섞여 지나가는 가운데 익살스러운 악동 까치들이 떼지어 몰려 있었다.

가을 데이트 나온 거?

때마침 전선 위에 앉아 있던 까치 녀석들이 일시에 푸드득 날갯짓하며 자리를 떴는데 순간 그걸 찍고 나서 보니 이번 부론 여정의 최애 결과물이 되어 버렸다.

순간 역동하며, 동시에 일사분란한 모습과 두서없는 모습들이 한 사진에 담겨 많은 걸 보여줬다.

여전히 전선 위에 미동도 않는 녀석까지 담겨져 있어 비록 폰카였지만 내용만큼은 충실한 가을과 생명이 표현된 사진 아닐까 싶다.

식당 옆 민가 양철 대문 너머 두 치즈가 번갈아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냈고, 한 발짝 다가서자 안쪽으로 도망가 버렸다.

1년 전 길가에서 내게 다가와 몸을 스치던 녀석은 잘 지내고 있을까?

문득 녀석이 궁금해져 주변을 서성였지만 녀석은 예전 그 자리에서도, 다른 골목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마실에 나가 쇠주 한 잔 하러 간 거라면 차라리 안심이겠지만...

부론길은 오래된 가로수와 꾸준히 오고 가는 사람들, 게다가 인가로 뻗은 가로수 가지를 집의 일부로 품은 정취로 인해 특히나 정감 넘쳤다.

가을이 되면 단골손님처럼 찾는 부론에서 계절과 정겨움을 한껏 누린 뒤 다시 여주로 넘어가 행님댁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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