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76

생일빵_20190928

30일이지만 그 때가 월요일이라 생일빵을 미리 하고 식사를 나눴다.햇살 눈부신 주말이라 메타폴리스에 사람들이 꽤 많았고, 특히 아이들이 물 만난 물고기 마냥 활기차게 뛰어 다니는 모습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그러던 사이 다른 사람들은 미리 예약된 빕스에서 기다리고 있느라 허기진 뱃가죽을 잡고 기도 드렸다는 후문이 있었다. 빅사이즈 스테이크는 생각보다 좀 별로.겉이 바싹해서 좋긴 한데 스테이크 자체가 좀 팍팍하여 입안에서 와닿는 느낌은 그리 훌륭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알게된 샐러드바 중국 국수-뭔지 생각 안나네-는 조합에 따라 면을 제외하고 칼칼한 향이 좋았다.근데 예약하지 않아도 될 뻔 한 게 좀 일찍 가서 그런지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 배석했고, 후에도 간간히 빈 자리가 보인데다 빕스를 나설 때 웨이팅..

천리 행군?_20190924

하루 동안 천리 행군 저리 가라다.학가산에서 출발하여 원래 목적대로 대구, 봉화를 거쳐 집으로 갈 심산인데 단순하게 직선길로 가는 것도 아닌지라 고속도로와 꼬불꼬불 국도를 종횡무진 했다. 학가산 휴양림을 빠져 나와 예천IC로 가던 중 어등역 이정표를 보고 핸들을 돌려 반대 방향길로 접어 들어 처음 들어본 시골 간이역에 잠시 들렀다.멀찌감치 차를 세워 놓고 혼자 걸어 어등역에 다다르자 굳게 문이 닫혀 더이상 운영하지 않는 폐역이었다.이런 모습의 간이역은 참 익숙한데 깔끔하게 덧칠해진 외벽은 왠지 이질감이 든다. 어등역 바로 앞은 이렇게 작은 개울이 흐르고 그 개울 너머 마을로 접어 들기 위해선 작고 낡은 다리를 건너야 되는데 얼마나 발길을 외면 받았는지 다리는 위태롭고 다리 초입은 수풀이 무성하며, 다리 ..

학가산으로 가던 중_20190923

추분이라 조금 늦었다고 예천 도착할 즈음 이미 해는 넘어가고 밤이 찾아와 마땅한 저녁 끼니 해결할 곳을 찾던 중 2년 전 방문했던 식당에 찾아갔더니 아직 영업 중이라 급히 저녁을 해결한다. 평일 밤8시 무렵 사위는 적막 그 자체고 전날 내린 남부지방 호우 여파로 식당 앞 개울 물소리는 힘차다. 숯불제육은 불향이 살짝 가미되어 있어 먹기 좋고, 오겹살이라 쫄깃한 식감이 있다. 시골 기준으로 늦은 밤이라 사진 찍을 겨를 없이 줍줍하기 바빴는데 특히나 여기 청국장은 괜춘한 편이다.청국 알갱이가 그대로 살아 있는 건 아니고 살짝 으깨 놓았는지 맛은 그대로 살아 있고, 굵게 갈아 놓은 멸치와 섞여 감칠 맛이 난다.폭풍 흡입 하고 나서 쥔장 내외분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꼈지만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화법이 처..

대구 하면 막창 공식_20190621

퇴근 후 바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 이내 폭우에 가까운 비가 내려 홀라당 젖어 버렸다.숙소로 잡은 라온제나 호텔은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 하는 수 없이 줄을 서서 택시를 타고 숙소에 체크인 하자 지인도 호텔 로비에 도착 했단다.뭔 행사가 있는지 일본 중년들이 꽤 많아 지정 객실로 올라 가는 동안 엘리베이터가 만원이라 타지 못한 사람들은 심지어 몇 번을 기다려야 될 정도.다행히 북적대는 층을 넘어 고층으로 배정 받아 객실 내에서 시끌벅적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22시 경에 모두 모여 소주 한 잔 기울이기로 했지만 마땅한 막창 집이 없어 지도 검색의 묘를 발휘, 가깝지만 걸어서는 갈 수 없는 거리에 적당한 막창 집이 있어 택시로 이동했다. 이 비쥬얼!대구 하면 막창, 막창 하면 숯불과 특..

무엇에 쓰는 물건? 감자전!_20190620

이게 감자전이란다.맛도, 식감도, 아이디어도 특이해서 가족 초대 했는데 많이 먹질 못해도 나와 같은 감탄사 터트린다.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비쥬얼 난리났다. 물론 이건 주식이 아니고 사이드 메뉴라 이미 적당한 포만감이 충만한 상태 였다.감자를 아주 잘게 썰어 그걸 부침개처럼 펼쳐 놓고 구워 바삭한 식감과 감자 특유의 야들한 식감이 공존 하면서 눈꽃 치즈에 반숙 계란에 찍어 먹으면 적당한 소금끼에 계란의 텁텁함까지.입맛 없는 날 이걸로 끼니를 대체해도 되겠다.

송이능이 식당 솔봉이_20190516

봉화에 오면 능이나 송이 요리의 전골, 백반을 자주 먹었는데 영주 도심에 있는 동궁을 찾다 빈정이 상해서 다른 집을 물색하던 중 봉화 내성천변에 있는 솔봉이를 방문 했다.동궁과 지극히 주관적인 비교를 하자면 여긴 풍성함에 비해 퀄리티는 아주 높지 않지만 평타 이상은 한다.동궁은 가짓수가 여기 보다 조금 적지만 맛은 조금 더 세련된 수준이랄까?허나 볼륨과 나물 무침은 여기가 좀 더 낫다. 경상도 음식 치고 꽤나 가짓수가 많은데 특히나 녹색 나물 무침들은 감칠 맛 난다.동궁을 가다 결정적으로 발길을 돌린 건 첫 방문 때만 음식을 제대로 음미했고 그 이후 어눌한 한국말 쓰시는 분의 빈정 상하는 상스러움에 단 돈 10원도 아깝다는 주관에 발길을 끊었다.어차피 내가 아니라도 갈 사람들은 얼마 든지 가니까 그런 마..

평이한 밥상_20190430

기대가 너무 컸나?내 최고의 산채 요리는 남원 뱀사골 입구에서 먹은 건데 그 당시 잔상이 워낙 강렬해 이번 무주에서도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산채 비빔밥에 여타 몇 가지 요리를 주문 했고, 그게 너무나 평이했다.사실 3월달 청량산 부근에서 맛 본 산채 비빔밥-산채 비빔밥과 밑반찬만 단순 비교했을 때-과 비교한다면 이게 훨씬 산채스럽고(?) 전반적으로 나은데도 욕구를 시원하게 긁어 주지는 못했다.다행히 푸짐한 상차림에 손이 큰 쥔장의 배려로 알흠알흠 찾아온 허기를 완전 박멸 할 수 있었다.과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충 만들지 않은 음식은 자극적인 조미료를 아낀 대신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양념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렸다.맛집이라고 하는 장소를 다니다 보면 이렇데가 있지?난 만족스런데 악평 일색..

빛이 반가울 때_20190328

저녁 일찍 출발한다고 나름 가는 길을 재촉했건만 진부에 내렸을 시각이 이미 밤 9시 가까워질 무렵이었다.시골 밤은 빨리 찾아와 평일 이 시각은 가로등 불빛 외에 뭔가 활력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그러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환한 불빛이 손짓하는 곳에 나도 모르게 유혹에 넘어가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따스한 커피 한 사발과 내일 일용할 양식을 줍줍했다. 젊은 직원 두 분의 환한 응대와 내가 좋아하는 골든 메달 사과 쮸~스를 겟 하곤 밖을 나와 고마운 활력에 땡큐 한 번 때린다.역시나 정선은 예나 지금이나 먼길이다.

이게 왕돈까스 표준_20190326

간단한 근육 수술로 오마니께서 입원 하셨다.하루 입원이라 그리 큰 수술도 아니었고, 담당 의사의 확고한 신념이 무척 마음에 들어 덩달아 오마니 걱정도 사라졌다. 하루 만에 수술을 끝내고 하루 입원하시는데 점심을 먹으러 혼자 걸어 나와 가까이 있던 홍익돈까스로 납시었다.평소에도 사람이 많아 엄두를 못내고, 저녁엔 재료가 떨어져 더 이상 주문이 어렵다는 첫 방문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 평소에도 그럴 거란 생각에 방문하지 않았는데 설마 점심이야 없겠냐는 생각으로 갔지만 대기 인원이 있을 줄이야.이왕 꺼낸 칼 무우라도 잘라야지.끝까지 기다려 돈까스를 먹는데 작년 여름 쌍문동에서 먹은 미션 대왕 돈까스 만큼은 아니더라도 거기 일반 돈까스에 비해 훨~ 크다.게다가 요즘은 가지 않는 돈까스클럽 왕돈까스에 비해 훨 좋다..

어리버리 찾아간 소머리 국밥_20190309

인천은 자주 가거나 아님 회사 업무로 가는 일이 없어 어쩌면 내게 있어 가깝고도 먼 동네나 진배 없다.때문에 한 번 가게 되면 아예 하루 자고 오는 식의 큰 맘을 먹어야 되는데 결국 이번에도 그렇게 됐다. 다음 날 점심 추천을 받는데 무조건 따라 오라는 동생의 꽁무니를 쫓아 계산동으로 넘어 갔고, 주차 공간을 찾아 한참 헤메던 동생 눈빛을 애써 외면하는 척!하며 겨우 주차를 한 뒤 국밥 한 그릇 해치웠다.가성비 좋은 국밥이란 게 이런 거 아니겠나.약간의 조미료향은 감수해야 될 터, 푸짐한 건데기와 적지 않은 양.대접해 주고 커피로 답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