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들 3277

떠나버린 UE Boom

작년 10월 중순께 영입했던 로지텍 UE Boom을 안면도에 갔다 눈독 들이던 다른 가족 품으로 떠나 보냈다. 비교적 잔잔하던 파도 소리와 바람, 여기저기서 터지던 불꽃에 리솜리조트 공연 소리들을 멋지게 뚫고 당당하게 음악 소리를 울리던 스피커가 신기했나 보다.허기야 야외에서, 그것도 그리 조용한 분위기가 아니었음에도 익숙하던 음악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니 신기할 만도 하겠다. 작년 요맘때 JBL Charge를 영입했다 충전 문제로 교품 받았으나 여전히 불안하여 중고로 분양해 버리곤 심사숙고 끝에 이 녀석을 10월 중순에 영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종특별시에 갔던 차, 인적이 전혀 없던 호수공원에서 성능 시험을 해 보곤 사랑에 빠졌었는데 보내는 마음이 어찌 편할리야 있겠는가.그래도 텀블러 모양의 블..

반석산 습지공원

세상을 태울 듯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던 중복 전날의 일욜은 오랫 동안 걸어 다닐 수 없었다.하야 오산천변 산책로와 반석산 습지공원만 잠시 산책하였지.여름이라고 허투루하게 봤던 꽃들이 의외로 곳곳을 이채롭게 장식하고 있다. 노작공원을 지나 다리 아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산책로를 만나 산산히 부서진다. 산책로를 지나다 보면 평상이 종종 눈에 띄는데 그 틈바구니 사이에도 강한 생명력이 꺾일 줄 모른다.나무에 가려져 궁극의 절실함을 막연히 기다리지 않고 주위 장애물은 그대로 둔 채 비집고 나온 모습에서 숭고함마저 깨닫게 하는 자연은 늘상 조화를 잊어 버리지 않나 보다. 동탄나들목 방면으로 걷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저녁에 다다라 오던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정지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세상도 내 무심함엔 아랑..

인케이스 퀵 슬링 for iPad

가방 욕심이 많아서 올 들어 벌써 4개째다. 맥북에어를 위한 브렌하벤 콜린스 슬리브와 티워니를 위한 몽고메리 스트릿 커리어, 발리 슬링백과 생일에 맞춰 인케이스 퀵 슬링인데 하나 같이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그럼에도 위안 삼는 건 용도가 전부 같지 않다는.. 억지 같은 합리화.요즘 출퇴근용으로 인케이스 퀵 슬링과 빈폴 크로스백을 번갈아 가며 이용하는데 퀵 슬링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요소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와 맥북에어까지 수납된다는 거다. 요로코롬 깔쌈한 드자인과 코튼 느낌의 재질이 매력적이다.실제 촉감은 2년 전에 구입했던 닥스의 헝겊 패턴을 가장한 PVC 재질이 아닌 정말 헝겊이면서 약간 뻣뻣한 감촉이라 완벽한 생활 방수는 기대하기 힘들다.지난 주, 급작스런 비를 만나 심심찮게 비를 맞았었는데 내부가..

지난 금요일 퇴근 버스에서

하루 종일 대기가 청명해서 서울 전체가 뚜렸하게 보였다. 올해 들어 미세먼지다 황사다 공해로 인해 가시 거리가 대부분 짧았었던 걸 비교해 보면 이날 만큼은 더욱 값진 선물이렸으이. 퇴근 길에 광역 엠버스를 타고 한남대교를 지날 무렵인데 낮에 비하면 가시 거리는 좀 약해졌지만 그래도 반갑다 반가워.점심 무렵엔 한눈에 선명한 남산과 북한산을 보곤 부풀어 오르는 닭살을 주체하지 못했었으니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어마어마한 시대적 기회였겠다 싶더라.사진을 찍고 보니 스팟을 활용하지 않아 우중충하구먼, 젠자앙스

생일빵으로 때운 가오리와 방패연

가격을 떠나 맨날 먹는 것들(?)에게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조카 2명과 누나 1명, 매형을 포함해서 거의 가까운 날짜에 집중해 있는 탓으로 편향된 육류는 조금 식상해져 있던 터.그래서 내 생일은 한정식으로 정했고 그나마 저렴하면서-요즘 음식 시세는 정말 장난 아니여- 육류 일색의 메뉴에서 과감히 탈피했다.-물론 내가 쏘는 거라 주위에 반대 급부는 없었응께- 미리 잡아 놓은 예약 시간을 떠나서라도 그 날 바람이 좋아 출입구 테라스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더불어 합류할 다른 가족들까지 기다리고 있다.정면에 보이는 매형 다리통은 거의 앞다리 족발 수준이구먼. 계속되는 정갈한 음식을 마주하게 된다면 다른 곳을 돌볼 겨를이 없는 고로 식사 드시기 전에 창 너머 한 컷.멀리 고가 도로는 용서고속도로 청..

낙동강 자전거 여행_돌아오는 길

더는 앞으로 전진할 수 없었다. 더위는 각오했다손 치더라도 갈증엔 방법이 없었고 적당히 가던 길목에 해소책이 있었더라면 위안이 되어 더 전진했겠지.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봉촌 제방들의 수풀지대를 지나면서 편차가 적은 풍경의 갑갑함이 등짝에 진 무거운 짐인 양 어깨를 짓눌렀다. 하는 수 없이 주안교회라고 새겨진 오래된 적벽돌 건물을 바라 보곤 하나님의 계시에 의거, 왔던 방향으로 자전거를 돌려 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기특한 결정인겨. 뚝방길을 따라 잠시 달렸을까? 관망대가 보이고 뒷편엔 하천관리소가 나온다. 옮다구나! 싶어 주머니에 담겨진 쓰레기도 버릴 겸 해서 두드려 보니 어르신께서 홀로 지키고 계시길래 이만저만해서 허벌나게 갈증이 심한데 물 한 모금 주십사 말씀드리니 흔쾌히 몇 잔이고 마셔도 된다고 하..

낙동강 자전거 여행_떠나는 길

기상청 비소식은 거의 확실한 정보라고 생각했고 비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는 마친 상태로 선글라스니 텀블러 같은 건 짐짝이 될 거 같아 과감히 숙소에 모셔 두고 왔건만... 비는 커녕 비교적 화창한 날씨 덕분에 깨달은 바, 대구는 역시 덥구나! 25km 정도의 자전거 여행이 50km보다 더 인내를 요구하는 여행이 될 줄이야. 물론 당시만 해도 기상청의 왕창시리 비싼 슈퍼컴퓨터나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껌 씹듯 원망했었지만 역시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하나의 값진 경험이라 여겨도 아깝지 않다. 도인이 된 것처럼 여길 수 있겠으나 여행이란 거 이런 사소한데 실망하면 관광이나 가야되는데다 엄청시리 싸돌아 다니다 보니 이 정도는 새발에 피가 되겠다. 또한 이런 사소한 고생 정도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