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동탄과 오산 사이 친근한 야산, 필봉산_20240225

사려울 2024. 5. 21. 12:29

필봉산은 오산시 내삼 1동의 마을 뒤(동쪽) 있는 산으로 이 지명의 기록상 유래는 조선시대로 전해지는데, 조선의 22대 임금의 정조 임금(1776-1800)께서 1789년(정조 13년)에 자신의 부친인 장현세자(사도세자)의 능을 수원으로 옮기며 현륭원을 만들고 그 후, 배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면서 10여 차례나 행차한 기록이 나오는데, 필봉산이란 지명을 갖게 된 것도 이때쯤으로 보인다.
필봉산은 해발 144.2m 정도의 산으로 정조가 화산에 나섰다가 화남방의 오미 즉, 오산까지 행차하시어 필봉산을 보시고는 산은 낮지만 일대의 산이 없어 멀리서 바라보니 "붓의 끝" 모양과 같아 필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전해진다.
[출처] 필봉산 정상 소개

 
화성과 오산 사이에 길게 뻗은 필봉산은 봄꽃들의 잔치가 성대한 곳으로 조만간 벌어질 잔치를 위해 깊은 잠에서 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은 한 해 모든 계절이 지나 겨울 지우개가 황량한 도화지로 만들었지만 다시 계절의 붓끝이 닿아 황량함을 지워 희망으로 물들일 태세였다.
작은 산세에 비해 남북으로 길게 뻗은 능선길은 자잘한 내리막과 오르막을 번갈아 작은 인류의 궤적인 양 굴곡과 뒤틀림을 버무려 마을을 다독였다.

타운하우스촌 청도솔리움과 주다산교회 사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이 필봉산으로 오르는 많은 길들 중 하나로 일대 사유지가 많아 이 길이 가장 수월했고, 위치상으로 필봉산자락 가장 북쪽에 위치했다.

필봉산에 첫발을 들이기 전이라 심호흡 크게 한 뒤 출발.

우측의 흉물스런 울타리가 전부 사유지라 길은 외줄기였다.

산 자체가 낮아 급경사 구간은 거의 없었는데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산이라 북쪽 끝에서 오르는 길은 거리가 멀긴 해도 걷긴 수월했다.

봄이 되면 사유지 내 벚나무는 어찌나 화사한지 울타리가 그리 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벚꽃_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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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능선길을 걸어 작은 봉우리에 닿았고, 다시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는데 길 중간중간 갈림길은 오산과 동탄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길 일대는 여전히 겨울색 짙은 정취로 이번 겨울이 그리 춥지 않아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이 제법 많았다.

첫 번째 작은 봉우리를 지나 필봉산을 관통하여 오산 세교와 화성 동탄을 이어주는 병골고개에 도착했다.

작은 산이라도 내리막과 오르막은 확연했다.

뿌듯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걸터앉아 쉬며 잠시 지친 다리를 달랠 수 있었다.

나루고등학교 뒷편까지 진행.

정상까지 반 정도 걸었다.

능선길과 갈래길이 종종 교차했는데 강과 지류처럼 어디서든 산과 동네로 갈 수 있는 메신저였다.

필봉산 터널 위를 지날 무렵으로 병골고개 타운하우스 갈림길에서 0.41km 왔고, 출발지에서는 1km를 훌쩍 넘겼다.

정상까지는 0.56km 남았다.

작은 돌담 아래 터널이 지나는데 무심코 지나칠 때 몰랐지만 꽤 가팔랐다.

여정에서 돌아오는 길에 항상 이용하던 고속도로 필봉산 터널이 발밑으로 지났다.

다시 떠나고픈 욕구가 울꺽했지만 현타가 와서 필봉산 여정을 시작한 만큼 여기에 충실하자.

필봉산 정상 바로 아래.

전체적으로 완만하고 낮은 산이지만 정상은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로 데크 계단이 있어 조금 가파르긴 해도 이내 오를 수 있었다.

필봉산 정상 전망대.

정상에 도착.

정상에는 대략 5~6명의 시민이 등산 후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어떤 분은 음악으로 휴식을 대신하고 있었다.

오산을 기준으로 필봉산을 비롯하여 독산성과 물향기 수목원, 오산천 등 도보여행지도가 눈에 띄었다.

정상 팔각정 전망대에 올라 독산성 세마대 방향으로 두터운 구름 사이 낮의 햇살이 어스름 비췄다.

좀 더 확대해 보면 독산성 세마대의 특징적인 모습을 알 수 있었는데 일대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인 만큼 도심 가까이 우뚝 솟아 있었다.

필봉산의 유래를 보면 붓의 끝 모양과 같다고 했는데 그래서 우뚝 선 바위가 정상이었다.

옆에는 낡은 모습의 분실물 보관함으로 시도는 좋지만 정말 효용이 있을까?

텃새들을 위해 참새 방앗간을 달아 놓았는데 정말 새들이 오고 가며 새장 속 무언가를 쪼아 먹었다.

멀찍이 떨어졌음에도 몇 마리 새들이 경계를 하며 주변이 서성이다 그냥 날아가거나 아니면 무언가 쪼아 이내 날아갔었고, 그게 부담인가 싶어 얼른 자리를 비켜줬다.

필봉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정상으로 갈 때의 능선길을 이용하다 도중 병골고갯길로 빠져 타운하우스촌 푸르지오하임 방면으로 하산하였고, 산과 타운하우스 사이 좁은 산책로를 따라 나루마을로 가는 길에 산자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목련나무를 확인했다.

벚꽃 만발할 무렵 다시 찾아야 될 산이라 조만간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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