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9 8

어버이날 연례 외식, 디새농원_20240505

어버이날 외식 장소로 찾은 곳은 주위에 이런데가 있었나 싶을 만큼 한갓진 곳이었는데 때마침 퍼붓는 비가 작은 골짜기의 우수를 더욱 증폭시켰다.저녁 시간이 되어 줄지어 들어오는 차량의 행렬을 보면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 장소였는지 주저 없이 일련의 동선을 답습했고, 달달한 음식 대신 근교의 숲속 기분에 충실한 게 더 호소력이 강렬했다.청승 부르스로 비를 좀 맞긴 했는데 정원 잔디밭에 내리는 비의 연주 소리가 꽤 감미로웠다.농원에 도착할 무렵 빗방울이 갑자기 굵어졌다.그래서 더욱 운치 작렬하던 곳, 꽤나 너른 마당에 다양한 테마를 새겨넣었다.미리 예약한 덕에 밖이 잘 보이는 룸에 자리를 잡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다.다만 지나치게 단맛으로 치우쳐 입은 즐거울지 모르나, 그 단맛에 대한 거부감이 많..

주흘산의 진정한 자태, 문경 봉명산 출렁다리에서_20240503

장례식장 다녀오는 길에 굳이 크게 돌아 문경 봉명산 출렁다리에 올랐고, 소기의 목적인 주흘산의 자태를 관망하는 걸로 충분히 만족했다.백두대간의 산줄기에 한 걸음 뻗어 나와 하늘로 우뚝 솟은 모습이 날서린 공룡 등비늘처럼 독특하며 위풍당당했다.출렁다리를 건너는 동안 한사코 따라다니며 가슴으로 감싼 지역의 매력을 속삭였는데 어느 누구든 팔불출이 되더라도 이유가 있을 법했다.가고 싶은 곳은 넘쳐났고, 한정된 시간이 문제로소.주흘산은 경상북도 문경시에 있는 해발 1,106m의 산으로 최고봉은 영봉이며, 문경새재도립공원에 있어서 등산 전후에 문경새재 관광도 할 수 있다.주요 등산로는 문경새재 방향으로 나있다. 주로 문경새재 1관문에서 시작하여 1,076m인 주봉까지 오른다. 주봉까지 가는 길에 여궁폭포라는 큰 폭..

장례식장_20240503

2019년 만추에 뒤늦게 상봉한 외삼촌은 결국 별이 되었다.유난히 뜨거운 봄의 끝자락에서 이제 인연의 횃불 하나가 꺼져 뜨거운 날씨와 달리 마음 한구석은 싸늘했다.인간은 결국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비탄이 제법 묵직하게 가슴을 먹먹하게 하던 날.장례식장 앞에 멋진 생태늪도 이렇게 슬픈 가슴을 달랠 수 없었다.점점 소멸해가는 시골에서 옛정취를 끝까지 부여잡은 징표.지독한 외로움에 공중전화 부스엔 뽀얀 먼지가 채색되었다.마지막 떠나는 길에 가슴으로 남긴 한 마디.'외삼촌, 부디 편히 잠드소서'

아버지 산소_20240503

장례식장 들르기 전에 아버지 산소를 먼저 들러 참배 드렸다.늬우스에 화젯거리로 때이른 고온이 일면 기사를 장식했고, 그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따가운 햇살이 소나기처럼 퍼부어 지면이 잔뜩 달궈져 양지 바른 곳에 잠시만 있어도 홀라당 익는 기분, 심지어 노출된 부위는 바늘로 찔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그래서 후딱 참배 드리고 얼른 자리를 떴는데 기나긴 하행길도, 다음 목적지인 장례식장 가는 길도, 그리고 상행길에 들렀던 문경에서도 하루 종일 뜨거웠다.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따가운 햇살이 더해져 마치 여름을 방불케 했다.관리사무소에서 내려가는 길에 항상 사진을 담아두는 곳.시간이 훌쩍 지난 만큼 이 구도 또한 변하지 않은 큰 틀에서 세세하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은 틀을 담고 있었다.얼른 내려가서 자리를 정리..

냥이_20240502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리고, 냥이가 늘어붙기 시작하면 잠도 재우지 않는다.속담에 비추어 냥이도 알고 보면 애교가 많고, 덩달아 한 번 붙으면 도저히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녀석이 앉아 있는 책상 옆에 벌러덩 드러누워 그루밍 중이었다.은근 집사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워밍업 중 하나였는데 벌써 시선을 사로잡아 버렸다.하필 집사가 겨우 이끌어낸 집중력을 산산히 깨부수는 이유는 뭐냥?그 심중을 알아차렸는지 그루밍을 멈추고 집사를 빤히 쳐다봤다.그러다 몸을 굴려 등을 보이고선 잠깐 그루밍을 하는가 싶더니이내 다시 몸을 굴려 집사와 눈이 마주쳤다.이제는 집에 가족의 연을 맺은지 4년이 넘었고, 나이는 5년이 넘은 성묘인데도 여전히 애교의 눈칫밥 고수인 이유는?냥이가 까칠하고 독립적이란 말, ..

아까시향 바람, 동탄_20240501

모처럼 동네 산책으로 10km 이상 걷기 도전.여느 해와 비교해 봐도 아까시향이 풍년이라 20km를 걸어도 입에 개거품이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역시 행복한 오감의 위력을 절감했다.아카시향만으로도 차고 넘치는데 거기에 이팝을 비롯하여 각종 봄꽃들과 들판을 뚫고 나오는 신록이 더해져 국토종주를 해도 될 만큼 발자욱마다 희열도 넘치던 날이었다.아까시나무는 미국 원산의 콩목에 속하는 낙엽활엽수로 한국에서 흔히 부르는 아카시아는 사실 미국 원산의 이 아까시나무로, 호주 원산의 아카시아와는 다른 식물이다. 실제로 아까시나무에서는 하얀 꽃이 피고, 아카시아에서는 노란 꽃이 핀다.과거에 미국 원산의 이 나무(pseudoacacia)가 일본에 들어오면서 '아카시아'로 잘못 불리게 되었는데, 일본의 영향을 받았던 과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