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와 명절이 지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묘를 했고, 괴산 문광저수지와 합천 외삼촌께 문안 드린 뒤 바로 성묘를 위해 묘지로 갔다.
이번에도 울 귀한 아부지 누워계신 곳에 울 귀한 오마니 뫼시고.
가을에도 들판에 자라는 생명들은 여전히 꿋꿋했고, 잠시 허리와 고개를 숙이면 그 생동감 넘치는 생명의 역동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대숲은 이렇게 보이는 부분이 전부이긴 해도 아직 가을이 찾아올 자리를 내어 놓고, 녹음은 그 가을을 분주히 기다렸다.
관리사무소에 올라가 몇 년 치 관리비를 지불하고 내려오기 전 장실에 잠시 들렀다 나오는 길에 냥이 가족들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쳐다봤다.
차량 트렁크에 늘 쟁여 놓고 다니는 밥이 있어 한 주먹 내어주자 호다닥 도망가는가 싶더니 다시 돌아와 빤히 고개를 내밀었다.
선량한 생명인 냥이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차량으로 내려가는 길에 늘 이 자리에서 사진 한 장은 찍어줘야지.
어느새 그림에 여름은 점점 퇴색하고 가을이 들어섰다.
여기저기 쏙쏙 들이 가을 정령들은 이 땅을 가을로 물들이기 시작했고, 그 너미까지 생각할 겨를 없이 자리를 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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