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눈 내린 반석산

사려울 2014. 2. 6. 00:00

눈이 내리고 며칠 지난 휴일, 내린 눈이 수줍음으로 대지에서 숨기 전에 산책을 나가서 카메라로 떠왔다.



노작로 육교에서 솔빛초등학교를 바라 보고 찍은 설경.

며칠 지난 설경이라 눈꽃이 많이 진 후였다.

얼마 남지 않은 눈꽃이 이렇게 운치 만발한데 눈 내린 직후의 광경은 어떠했을까?

상상의 물감이 멋진 눈밭의 눈부신 화사함을 가늠케 해 준다.



반석산자락 카페촌 너머에 있는 근린공원엔 인적의 발자취가 반가울 정도로 사람의 흔적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덕분에 하얀 세상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는데 눈 내린 후 며칠 지나 버려 양지 바른 곳이나 눈꽃은 흔적이  남아 있질 않았다.

암자 지붕엔 마치 카스텔라 빵처럼 폭신하게 내려 앉은 눈이 손바닥 도장이라도 찍어 보고 싶을 만큼 깨끗하게 쌓여 있다.



발자욱이 반갑게 보일 만큼 인적의 발자취가 거의 없었다.



아이패드 잠금화면으로 설정해 놓은 사진.



겨울 추위에 앙상해져 버린 나뭇가지들이 애처러워서 일까?

내린 눈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이 경이롭다.

물론 사진엔 경이로움이 증발해 버렸지만...




반석산 정상에서 바라 본 동탄2신도시 개발 현장.

산책하기에 적당한 코스라 정상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때론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기분을 느끼고자 잠시 한숨 돌리며 쉬어 간다.



길을 가로막고 있는 나무 한그루에도 여전히 내린 눈이 추위를 달래준다.

마치 양면의 극단을 보여 주는 것 같으면서도 나무와 그 위에 서린 눈의 조화가 연하장의 한 장면처럼 곱단하다.



반석산에서 노작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습지공원.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는 테라스에도, 벤치에도 온통 두터운 눈이 원래 쌓여 있던 티끌조차 덮어 버렸다.



눈이 가둬버린 테라스 둔턱은 생크림에 휩싸인 비스킷 같다.

솜이불처럼 눈이 덮여 있다면 아무리 추운 겨울도 따스하겠지?




한 켠에 있던 정자 위엔 잰걸음으로 급히 지나간 꿩 발자국 같은 흔적이 있다.

워낙 아무 것도 찍혀 있지 않은 눈밭이라 먼 곳에서도 한눈에 들어 오더라.



테라스 너머에 습지연못이 보인다.



그 습지 연못~



습지 연못 아래 칸에 있는 또 다른 습지 연못.



통로 우측이 가장 아래의 습지연못 되시겠다.



가장 아래에 위치한 습지 연못이다.

면적은 가장 넓고 여름엔 물이 흥건하며 여러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안방과도 같은 곳이다.

지금은 그 공백을 눈이 덮고 있어 언젠가 이 덮혀 있는 눈이 녹을 무렵, 원래처럼 축축한 지대로 바뀔 것이다.



습지 연못을 지나 공원을 빠져 나오며...


원래 이 포스트 사진은 12월 20일인데 1월 초순에 사진 몇 장 올려 놓고 글 몇 줄 긁적이다 임시저장해 놓은채 잊고 지냈었다.

1월 기온이 한겨울 치곤 비교적 따뜻한 겨울이라 눈 내린 세상 사진도 찍을 기회가 없다 보니 대설의 추억도 망각하고 있었나 보다.

지금 꺼내어 그 때 사진을 보니 재미가 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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