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00312

사려울 2021. 8. 16. 04:20

가족이 된 시간, 2달.

괴롭힘에도 투정은 부리지 않고, 함께 여행 다큐프로를 시청하다 잠 올 땐 여차 없이 한잠 든다.

이제는 이 집 안방마님, 아니 도련이라고 살림살이 검수도 수시로 하고, 살림살이가 대롱대롱 매달려 약 올리면 불편한 심기를 여지없이 드러내 앞발 빤치도 슝슝 날린다.

특히나 퇴근해서 들어 오면 메신저백 지퍼를 맨날 괴롭힌다.

다행인 건 금속이라 네 녀석 송곳니보다 좀 더 단단해서 아무리 씹어 물어도 까딱없다. 

녀석이 가족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펫샵에서 영입한 장난감인데 완전 냥무시당해서 구석 어딘가에 뒹굴던 멸치?다.

이걸로 괴롭혀도 투정이나 짜증 내지 않고 묵묵히 참는다.

허나 표정은 숨길 수 없는 건지 '냥이 코털 건드리지 말어' 경고하는 것 같다.

딸랑이로 녀석과 사냥 놀이를 시작하면 녀석은 놀랄 만큼 돌변하며 집요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웅크리고 있다 궁뎅이를 실룩실룩 거리다 갑자기 돌진!

놀이가 끝나고 맛난 간식을 주면 한쪽에서 쉬고 있다 조용해서 보면 한잠 들었다.

잠자리가 불편했는지, 아니면 평소처럼 잠자리를 여기저기 옮기면서 잠을 청해서 인지 쇼파로 올라와 발라당 누워 다시 깊은 잠을 청한다.

쇼파에 앉아 여행 다큐를 시청하다 보면 녀석도 어느새 부시시 일어나 똘망한 눈으로 다큐를 시청하는 건 이제 일상 중 하나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건가?

그러다 스크래쳐로 자리를 옮겨 자세를 바꾸고 보던 프로에 몰입 중, 눈이 마주치면 눈인사를 날린다.

어찌나 몰입을 하는지 눈이 초롱초롱하다.

이제는 사진 찍을 때 이쁜 포즈도 잡아준다.

다큐가 끝나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녀석도 잠자리를 준비하는지 열심히 그루밍한다.

저 족발에 박힌 포도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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