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5

성탄 이브 한파_20171224

성탄절이라 회사에서 미리 사온 케익을 잘라 대충 먹고 늦은 밤에 복합문화센터로 산책을 나섰다. 비는 그쳤지만 뒤따라 온 한파가 내린 비를 얼려 버리는 바람에 땅은 빙판으로 바뀌고, 땅에서 자라는 각종 풀은 얼음 결정체가 맺혀 가로등 불빛을 반사시켜 반짝인다. 복합문화센터 뒤 야외공연장과 잔디밭길은 얼음으로 뒤덮여 버려 한 걸음 디딜 때마다 신중해 진다.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미끌, 듣던 음악을 조작 하느라 잠시 딴전 피우면 미끌. 벤치는 얼음이 되어 버렸다.여기 한 시간만 앉아 있어도 괄약근 얼겠구만. 잔디에 맺혀 있던 빗방울도 그대로 얼어 버려 서리들이 서로 모여 조잘거리는 것만 같다. 성탄절 전야라 복합문화센터 앞은 여러 색깔 불빛이 반짝인다.이 불빛을 보노라면 아이가 된 마냥 괜스레 설레고 마음이 ..

겨울도 쉬어가는 조령_20171209

역사적인 날이었다.바로 아끼던 렌즈를 박살냈던 날.아쉽게도 티워니로 찍은 사진은 맥북 수리때 백업 부재로 날아가 버린 불상사.근데 가슴에 남은 기억은 좋았어. 통나무 집을 나와 며칠 전 내린 눈이 추위로 얼어 붙어 고스란히 쌓여 있는 문경 새재 길로 출발했다.가던 길에 데크가 있네? 차에서 스피커를 챙겨 연신 이어지는 오르막길로 가다 보면 통나무집이 보인다.적당한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자리 잡은 통나무집은 안에서 여간 떠들어도 다른 곳에 전달이 되지 않고 흩어져 버려 음악을 크게 듣기 좋다. 늘 다니던 큰 길을 버리고 통나무집들이 있는 작은 길로 계속 진행하다 보면 큰 길과 만나는 길이 있다. 아마도 휴양림에 식수로 사용하는 댐이 아닌가 싶다.담수된 곳은 철조망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사방댐 앞 작은..

빙판길_20171207

간밤에 살짝 내린 비가 추위를 몰고 오면서 바로 얼어 빙판길이 되었다.(빙판길_20141220, 빙판길_20151221, 설 연휴, 첫 날_20170127) 여기저기 출근길에 부르스를 치고 트위스트를 치는 사람이 심심찮게 목격된다.특히 하이힐 신은 여성들은 보고 있노라니 위태롭다.오는 겨울이라 이거 쉽게 녹지 않을 거 같아 한 동안 걸음을 조심조심, 살팡살팡 내딛어야 하겠다.내 신발은 평소 접지력이 좋은데 눈이나 빙판길 위에서는 스케이트 저리가라다.

빙판길_20141220

특히나 추운 날이었던데다 눈이 내린 후 바로 비가 내리더니 한파가 이런 작품들을 만들어 놓았다. 주말이라 도로 상황도 마찬가지고 해서 자전거를 포기하는 대신 도보 산책을 하는데 이거 넘무넘무 미끄러워서 몇 발 걷는 것도 조심스럽다. 길에 광택이 자르르 흐르니 보기는 좋다만 그날 몇 번 벌러덩할 뻔 했다규. 비가 내리던 전날만 해도 날이 포근했는데 비가 오자마자 이렇게 바로 따라 오는 한파도 정말 희귀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