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가을 젖는 반계리 은행나무_20221011

사려울 2023. 12. 7. 02:21

시대의 순응과 시간에 대한 평온이 800년을 버티게 한 원동력일 수 있겠다.
나무의 껍질을 빌려 세상을 유유자적하는 신선 같은 존재, 원주 거돈사지 느티나무와 함께 생명의 그늘이라 불러도 그 표현이 모자를 숭고한 존재 앞에서 가을 향연에 물들었다.

 

 

거대한 시간 앞에서, 반계리 은행나무_20200912

찾는 이 없는 고요한 시골마을을 지나며, 그 적막한 울림에 잠시 기댄다. 지나는 이도, 마을 인가도 거의 없는 외딴 깊은 산속 마을처럼 수풀이 무성하고, 바위 틈틈 이끼가 자욱하지만, 그렇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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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사찰의 흉터, 원주 법천사지와 거돈사지_20201015

벌판에 덩그러니 움튼 잊혀진 시간들. 전쟁의 상흔과 희생의 파고에 제 한 몸 지킬 수 없었던 치욕은 기나긴 시간의 빗줄기로 아물어 짙은 흉터만 남겼다. 그저 지나치던 흙이라고 해서 모두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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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품 아래 그늘, 반계리은행나무_20210911

천년 영혼이 깃든 나무의 자태는 어떤 형용사를 열거해야 그 위상과 자태에 걸맞는 붓으로 조각할 수 있을까? 이 자리에 서면 도가 사상에 찌들지 않더라도 어쩌면 신의 존재를 수긍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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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붕,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_20220925

지나는 길에 굳이 들러야 할 곳, 800년 수령의 은행나무는 존재 만으로도 먼 길 수고로움조차 지나치게 가볍다. 기나긴 세월 동안 희로애락의 쓰고 단맛을 셀 수 없는 세포 속에 저장시켜 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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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직은 가을색이 옅은 은행나무를 찾았다.

늘 그렇듯 사방을 돌며 그 모습에 감탄하고 사진으로 담는 동안 오고 가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제를 지내는 정면에서 한 컷.

이곳 은행나무는 규모도 거대하지만 그 모습도 균형의 본질은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며 다시 한 컷.

좀 더 진행해서 한 컷.

이곳에서 보는 모습은 두 갈래 완연한 짜임새를 갖췄다.

또한 그 모습이 가장 거대해 보였다.

도저히 한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아이폰 초광각으로 담는 수밖에 없다.

정면을 반 바퀴 돌아 한 컷.

강렬한 가을 햇살도 모두 뚫지 못할 만큼 이파리가 무수히 많았다.

가지와 뿌리를 보면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강인하고 거대한 가지와 삶을 위해 수 없이 많은 휘어짐을 갖는 뿌리.

점점 방문객이 늘어 작은 주차장엔 빈자리가 없었다.

방문객 표정과 목적은 제각각이었다.

그저 산책 삼아 걷는 사람들부터 데이트를 하거나 이 모습을 빼놓지 않고 세세히 관찰하는 사람들까지 아주 다양했다.

270도를 돌아 주차장 방향에서 담은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로웠다.

주차장 방면에서 정면으로 살짝 옮겨 다시 한 컷.

조금 위치를 옮겼다고 그 모습은 완전 달라졌다.

그러고 보니 이 모습이 더 경이롭기도 했다.

아니, 어느 방향에서 봐도 늘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거돈사지 느티나무가 세월 풍파의 무게감을 곡선으로 표현했다면 반계리 은행나무는 삶에 있어 죽음을 대하는 정석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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