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00417

사려울 2021. 9. 23. 01:38

가족이 된 지 3개월째, 3.2kg 하던 녀석이 이제 알아서 저울 위에 쉬고 있어 수치를 쳐다보면 4.6kg이 나간다.
게으름뱅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폭식도 하지 않는다.
뒷모습이 항아리가 되어 버린 녀석을 보면 건강을 위해 적정 몸무게로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한 번 사냥놀이를 시작하면 2시간이 지나도 지치지 않는다.
노동을 시키고, 피트니스센터를 끊어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켜야 되나? 

녀석 때문에 바꾼 카펫 아래로 장난감을 집어 넣어 이렇게 놀면 집요하게 추적하며 가끔 북극여우처럼 껑충 뛰어 장난감을 낚아챈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 몇 번 그렇게 놀았다고 자기 전 이불을 덮고 발이나 손이 움직이면 노는 걸로 착각하고 손이나 발을 낚는데 이건 아무래도 습관을 잘못 들인 것 같다.

쇼파에서 뒹굴고 있어 뭐하냐고 묻자 고개를 살짝 돌리며 애교를 떤다.

다시 시작된 놀이에 녀석의 눈은 불길이 치솟으며 집요하고 격정적으로 몸을 날린다.

놀이가 잠시 소강상태로 빠져들자 따분한지 제 쿠션에 몸을 파묻고 졸린 눈빛이다.

사람이 지쳐 커피 한 잔 때리던 중 부르면 다시 사냥놀이가 시작된 줄 알고 붙박이 자리가 되어 버린 녀석의 의자로 쪼르르 달려와 머그 리드를 톡톡 치며, 시비를 건다.

'집사집사, 얼른 마시고 다시 사냥감이 되어주라!'

녀석이 따사로운 봄햇살을 쬐며 몽중한을 즐기고 있다면 사람은 거의 녹초가 될 정도.

무심하게도 너무 태연하게 휴식을 즐기고 있다.

거기서도 몇 번 몸을 뒤척이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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