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70325

사려울 2017. 7. 8. 03:08

봄이 되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낮이 길어 졌다.

가끔, 아주 가끔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면 벌써 해는 서산으로 자취를 감추려 할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 비슷한 시간임에도 해가 서산에게 붙잡혀 여전히 이글대는 자태를 보여 주는 것 보면 춘분을 기점으로 낮이 길긴 긴가 보다.

평소엔 일상에 심취해 있는 고로 하루 1분씩 늘어 나는 낮을 체감할 방법은 없고 더군다나 깨닫는 건 더 어불성설이다.



룰루랄라 쉰나게 자전거를 타고 봄볕과 바람의 청량감을 느끼며 가고 있는데 문득 후미진 곳에 민들레가 활짝 웃고 있으시다.

괜스레 업되는 기분을 추스르고 가던 길로 고고~



오산에서 오산천 고수부지를 두바퀴 돌았음에도 여전히 가뿐한 체력을 체크하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탄2 산단지구 내 저류지 공원을 들렀다.

주말 휴일이면 텅빈 도시 마냥 산단지구는 무척이나 조용하고 인척이 없는 만큼 햇살이 잘 내리 쬐이는 공원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바로 주위에 산수유며 들풀이 자욱하게 깔려 있다.

하루 종일 볕이 잘 드는 곳이기도 하고 주위에 방해꾼이 없는 덕분이기도 하겠다.

벤치 앞 장지천변은 이렇게 쑥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그냥 손을 뻗어 끄뎅이를 붙잡고 뜯어도 한움큼 되겠지?




봉오리를 깨고 나온 산수유꽃은 어딜 가나 단아하면서 화사하다.



겨울을 지낸 쑥은 미세한 솜털 옷을 입고 있다.

입맛 없을 때 쑥국 한사발 비우면 속도 풀리고 배도 든든하고 잔향도 오래 가 가출한 식욕이 다시 돌아와 조신하게 붙어 있을 것만 같다.

생각만 해도 식욕 상승해서 살이 푹푹 찌겠구만.





내가 좋아하는 들꽃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지만 면밀히 찾아 보면 그 아름다움은 다른 봄꽃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신중하게 찾아낸 보상을 충분히 해주는 꽃이기도 한데 이런 꽃들이 생명력도 강해서 잠깐 화려하게 피곤 이내 져버리는 꽃과 달리 강인하게 버티며 제법 오랫 동안 꽃잎을 유지해서 좋다.



돌아오는 길에 어느 아파트 초입은 봄맞이 준비를 해 놓았다.

바람이 불면 마치 나비가 나풀거리며 날개짓 하는 것 같은 화려한 꽃으로 이 화사하고 풍성한 시각적인 충족으로 인해 갈수록 여러 화단의 주역으로 몸값이 급상승 중이라 이젠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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