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형제들끼리 가까운데 여행 가자고 제안했더니 전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콜!
징검다리 연휴라 숙소가 잡기 어려워 고민하다 충주 봉황휴양림 통나무집으로 잡고 저녁에 퇴근하자마자 모여서 바로 출발했더니 집에서 1시간 좀 더 걸려 수월하게 도착했다.
미리 휴양림에 전화해서 밤9시 넘어 도착하리란 귀띔을 해 주고 막상 도착하자 휴양림 답게 무척 조용하다.
내부도, 외부도 완죤 나무라 이 겨울엔 정말 포근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예전엔 에어컨도 없었는데 몇 년 사이 에어컨 입고, 바닥은 금새 절절 끓어대는 전기 패널.
이때는 10시가 넘은 시각이라 이불 깔고 잘 준비를 잽싸게 하곤 스원한 맥주 한 사발 땡겼다.
통나무 집 앞에 바로 주차가 가능해서 차 속에 둔 물품 꺼내러 갔다가 잠시 겨울 바람 쐬고 있으려니 날씨가 추운 거 보단 분위기가 더 으스스하다.
짜잔~
암흑을 벗은 모습은 나름 숲속의 집 같다.
여길 처음 온 게 2006년, 마지막으로 온 게 2008년 이니까 벌써 나이를 꽤 잡수셨는데 관리가 잘 되어 지내기엔 여전히 편안하다.
원래 내가 지내고 싶었던 집은 여기가 아닌데 늦게 예약한 바람에 여기라도 만족해야지.
그래도 누군가 예약 취소를 한 덕에 없던 방이 내 눈에 띄인건 행운이라고 봐야되지 않겠나?
그 날 오전에 후다닥 정리를 하고 청소도 깔끔히 끝낸 후 집으로 느긋하게 오면서 든든한 아점도 챙겼다.
새해를 맞아 첫 여행은 이렇게 가족과의 소박한 시간이 되었고 다른 가족들도 짧은 아쉬움에 비한다면 만족스러워 했기에 그 이후 우린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여행의 기회를 만들어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주도했지만 만족스러워했던 가족들에게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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