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516

보나카바에서 저녁_20151121

결과를 떠나 이제 한결 마음의 짐짝을 내려 놓은 외조카의 수능이 끝나 함께 약속했던 보나카바에서 처묵의 시간을 마련했다. 어차피 파스타며 피자, 스테이크는 이미 익숙해져 버린 음식이 되었으므로 새삼 특별한 메뉴로 간주하기엔 빈번하게 접하는 음식이 되었잖여.때마침 산책 삼아 걸어간 보나카바는 평소보단 많이 조용한 편이라 북적이는 부담은 없었다. 요란하게 스맛폰을 들이 밀어 사진을 찍겠다던 다른 조카녀석이 울상이다.이유인 즉슨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단 건데 내가 찍어 보여 주자 그짓말처럼 환한 표정의 탈을 쓰곤 전송을 부탁한다.이왕 찍은 사진이라 나도 함 생색내야겠다.꽃등심 스테이크가 조금은 질기다. 반면 꽃등심에 비해 안심 스테이크는 결이 살아 있으면서도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그저 불만이라면 나잇수 만..

일상_20151121

해가 부쩍 짧아진 가을 막바지에 자전거를 타던 중 가끔 눈에 들어오는 가을 잔해, 만추의 장면들 몇 컷. 바람이 한차례 씻어버린 길가에 단풍 낙엽이 재잘거리며 살아가고 있다.잠시 벤치에 앉아 커피 한 모금 들이킨 향의 여운이 꽤 길게 남는다. 길의 굴곡을 따라 짬짬이 얼굴 내민 붉은 빛깔이 여전히 반갑다.바닥에 자욱한 낙엽을 보자면 얼마 남지 않은 올 가을과 함께 성큼 다가온 겨울의 암시이기도 하다. 동탄 사랑의 교회 뒷편 저류지 공원을 지날 무렵 유별나게 잘 익은 단풍이 발목을 잡았다.부쩍 추워진 날씨 탓도 있지만 자전거를 조금이라도 경쾌하게 타고 싶은 욕심에 간소한 차림으로 다니느라 카메라는 집에서 쉬게 놔둔 채 아이뽕 카메라를 십분 활용한다.살짝만 보정해 주면 이렇게 화사한 느낌을 지대로 표현해 주..

계명산 만추_20071117

동면에 들어간 나무처럼 하드디스크 안에서 오랫 동안 잠자고 있던 사진들 중에서 8년전 요맘 때 충주 계명산에서 찍은 만추의 전경이 있었다는 사실**+ 멋진 가을이 계명산에 놀러 온다는 걸 알고 통나무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다.지형의 등고차가 심해 충주호를 바로 발치에 두고 있는 휴양림이기에 호수와 그 너머 크고 작은 무수히 많은 산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라 늘 여긴 예약이 쉽지 않다.2007년 11월 17일이면 토요일인데 아마도 16일 금요일에 통나무 집에서 하루 기거하고 다음 날 계명산 산책로를 따라 눈으로 그 빼어난 자태를 기억으로 쌓아 두었을 거다. 통나무 집 안에서 창 너머 바라 본 충주호는 바로 발치에서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어 자칫 폭탄주 쳐묵하고 까불면 바로 굴러서 충주호수를 만질 수 있을..

추억의 사색 2015.11.18

주말 나들이_20151114

근래 주말이면 장거리 여행에 비가 내리거나 해서 자전거를 거의 타질 못했고 어제도 꽤 오랫 동안 비가 추적추적 내려 오늘 글렀구나 싶었다. 오후에 베란다 너머 도로가 자전거 타기에 무리 없는 것 같아 앗싸 가오리를 외치며 일단 가출. 가던 길에 보이는 만추다운 풍경으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아님에도 계절의 약속은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이렇듯 자욱한 낙엽을 바닥에 떨구어 놓았다.온 몸을 던지면 폭신할 거 같은데 막상 뛰어 들면 눈에 회오리 일겠지만서리...활동하기도 무난한 날씨라 굳이 두꺼운 옷을 껴입지 않아도 잠시 싸돌아 다니면 적당한 땀이 날 만큼 비가 내린 11월 치곤 포근하다.이른 시간이 아니지만 의외로 날이 좋아 밟은 김에 좀 더 과감하게 오산까지 가기로 했다. 오산천 고수부지를 따라 자전거길로 ..

일상_20151107

비오는 주말의 늦은 오후에 산책 중, 남아 있는 가을 색조가 반갑다. 육교를 건너는데 가을 정취가 물씬해 아이뽕으로 담았더니 사진은 왜캐 내가 본 느낌과 많이 다르지? 가로등 불빛에 비킨 11월의 차가운 빗방울이 차기보단 자칫 움츠릴 수 있는 싸늘한 날씨에 경쾌함을 입혀 주는 것만 같아 머릿속에 잡념과 경미한 통증이 씻기는 거 같다.

만추, 이별과 해후_20151106

아침이 찾아든 산중의 가을은 일상에 젖었던 동안 무언가 잊은 약속을 깨친 듯 급히 서둘러 떠날 채비를 끝내고 잠시 빠뜨린 무언가를 고심하고 있다.가을이 떠나면 새벽 이슬이 서리가 되어 무거워지고내리는 비조차 눈이 되어 둔해져 한자리에 오래 머물려 하고가을을 응원했던 나무들은 잎사귀를 모두 써버려 깊은 단잠에 빠지고각양각색의 길들은 반가움을 잊은 채 정색을 할 거다.모든 문명의 소리를 차단한 채 오직 자신들만의 자유로운 몸짓으로 활개하던 이 숲의 자연은 조만간 찾아올 겨울엔 선명하던 소리조차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가을을 장식했던 자욱한 낙엽을 바람에게 맡기고 추수에 소외된 열매들은 산중에 기대며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맡기겠지.떠나는 가을, 만추의 빛 바래고 허허로운 공기를 뒤로 한 채 떠나는 나는 이제 모든 ..

통고산에서 삼척까지_20151105

여전히 산골에 남아 서성이는 만추의 풍경이 그리운 가을과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운 발로일까? 바다와 산을 아우를 수 있는 통고산으로 가는 길은 늦은 밤, 꽤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행군과도 같았다.영주를 거쳐 봉화를 지나는 36번 국도는 가뜩이나 인가가 드문데 밤이 되면 나 혼자 암흑을 방황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자정이 넘어 잠시 쉬어간답시고 춘양을 들렀더니 온전히 잠든 마을이었는데 외롭게 불을 밝히는 등대처럼 편의점 하나만이 움직이는 불빛의 흔적을 발산 중이라 극단의 반가움이 울컥 치솟았다.춘양하면 일교차가 원캉 커서 해가 진 한밤과 새벽에 거짓말처럼 추운데 아니나 다를까 편의점 여주인은 겨울 무장을 하고 쓸쓸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따스한 두유 두 병을 사서 하나는 완샷! 하나는 품 안..

아이팟터치6세대를 겟!!!

아이폰5s를 떠나 보낸 자리는 어김 없이 아이팟터치6세대가 대체 되었다규. 어차피 아이뽕을 사용 중이라 아이팟터치가 필요할까 생각할 수 있는, 폰 기능을 빼곤 아이뽕과 같아서 돼지털기기 중독증이거나 활용도가 떨어질 거 같지만 광역 버스를 이용해서 출퇴근 편도 시간만 1시간 가량 소요되므로 하루 중 가장 깨알 같은 휴식 시간인데 아이뽕으로 음악을 듣다가 시도때도 없는 카톡 소리엔 대책 없이 풀린 긴장을 다시 추스려야만 한다.대중 교통 안에서 벨소리가 소음이라 진동으로 해 놓더라도 이어뽕을 끼고 음악을 듣다 보면 휴대폰이 낼 수 있는 온갖 소리가 여과 없이 들리는데 아무리 무딘 신경이라도 결국 폰 기능 자체가 방해가 된다.그래서 대안으로 아이팟을 사용한다네~폰 기능만 뺐다지만 두께 6.1밀리에 무게 88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