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산책로의 일부, 진천 용화사_20250227
사려울
2025. 6. 17. 20:31
사우들과 함께 퇴근 후 찾은 용화사는 사실 처음 들어보는 사찰이었는데 그렇다고 뻔질나게 돌아다닌 건 아니라 모를 만도 했다.
그래도 진천읍내 이렇게 한적하고 잘 다듬어진 산책로와 이어진 사찰이 있었다니!
봄이 오는 시기라 확실히 낮이 길어지긴 했다.
아직도 땅거미가 남아 산책에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비교적 포근한 겨울 날씨와 맞물려 괜한 설렘을 주체할 수 없었고, 사찰에 들어서 요지부동 풍경을 보며 상상의 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지는 것만 같았다.
절은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뒤편 작은 언덕은 걸미산 녹색나눔숲이란 이름을 달고 멋진 산책로가 되어 절과 하나가 되었다.
용화사에서 나름 문화유산은 석조여래입상과 석조보살입상.
둘 다 같은 건가?
석상 머리맡에 나뭇가지들이 만든 불꽃.
진천읍내라 찾는 사람들이 간간히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우리 외엔 아무도 없었고, 해 질 녘 사찰 너머 하늘엔 은은한 땅거미만 향내음처럼 사찰을 가득 채웠다.
물론 이런 산책 뒤엔 조촐한 한 잔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도 한몫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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