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가득한 길을 거닐며_20200402
봄이 되어서야 보이는 것들, 꽃과 새로 피어나는 녹색과 더불어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흔하게 부는 바람과 쏟아지는 햇살에서 조차 실려 오는 싱그러움이다.
퇴근길에 미리 챙겨둔 카메라로 사람들이 흔히 외면하는 가로수를 한 올 한 올 시선으로 챙기던 사이 부쩍 길어진 낮을 무색하게 만드는 아쉬운 밤이 젖어들었다.
지금까지 감동에 너무 무심했던지 길가에 늘 오고 가는 계절에도 홀로 감동을 오롯이 챙기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시간이란 녀석이 늘 무심하다 지만 만약 시간이 옭아매는 조바심이 없었다면 감동의 역치도 없었을 것을.
평소 발길이 뜸한 국제고등학교 인근 거리에 어느새 벚꽃이 만개하여 화사해졌다.
국제고등학교를 지나 사랑의 교회 옆 인도로 걷던 중 만난 들꽃의 빛결.
사랑의 교회 앞 정원에도 봄이 완연하다.
오산천 산책로로 들어서면 꽃의 종류는 더 다양하다.
쪼그려 앉아 자세히 보면 이쁜 꽃들이 빛처럼 반짝인다.
나루교를 지나면서 산책로는 벚꽃이 한가득하여 시선은 이미 제어할 수 없다.
이래서 봄이 설렐까?
노작마을 옆 오산천 산책로에 합류하면 뜸하던 인적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동탄에서 벚꽃 명소라 한 해가 지날수록 이 길을 찾는 사람이 늘어 주말 휴일이 되면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진행 속도가 상당히 더디다.
그나마 주중의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뜸한 축에 속한다.
오산천 산책로 중 최남단에 위치한 나루교에서부터 벚꽃의 행진은 시작, 북쪽 방면의 기흥동탄 나들목까지 이런 벚꽃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다.
편도 거리가 대략 4km 정도 되려나?
벚꽃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봄꽃들 또한 만발한데 그들 또한 각자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충분히 봄꽃 구경으로 눈이 호사를 누렸다 싶어 집으로 향하던 중 목련이 고개를 삐죽 내밀며 자신도 봄꽃이라 속삭인다.
황량하던 겨울의 옷을 벗고 봄옷으로 하나씩 갈아입는 가운데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
봄소식을 들려주는 반가운 언어로써 피는 꽃이기에 눈이 즐거운 걸 넘어 가슴 설레는 시간이기에 어느 하나 반갑지 않은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