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41218

사려울 2025. 2. 28. 21:09

이제는 사람인 줄 착각하는 녀석을 겨우 달래 재웠다던데 내가 일어나 아침 식사와 커피 한 잔을 해결하자 용케 알곤 부스스 일어나 덮어준 모포를 그대로 끌고 나올 만큼 놀고 싶었나 보다.

녀석의 엉뚱한 모습으로 한바탕 웃곤 아픈 발을 잊었는데 통풍이란 게 빨리 낫지도 않거니와 제대로 발 디딜 수 없을 만큼 통증도 심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남들이 이야기했고, 학교에서 배웠던 정도까지는 통증지수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사람은 아픈 뒤에야 정신을 차리는 동물이란 말인가!

역시 볕이 잘 드는 집이라 오후가 되자 추운 겨울을 잊게 만드는 따스한 햇살이 거실에 해일처럼 밀려들었고, 그러면 녀석은 기분이 좋아 티비 앞에 자리를 잡아 일일이 눈을 맞히는 싸비스를 베풀었다.

이사를 하고 나서 가장 그리울 게 있다면 바로 하루 종일 집안으로 밀려드는 햇살인데 오죽했으면 섭씨 24도에 온도를 셋팅하면 밤이 되어서야 난방이 작동할 정도.

오래 동안 이 집에 살면서 정도 들었지만 난방비 항목이 5만원을 넘긴 적이 딱 한 번 뿐이었다는 건 다른 가정들이 부러워함과 동시에 괜한 뿌듯함을 느끼며 살았는데 여기를 떠나 이사를 가게 되면 가장 아쉬울 게 바로 녀석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겨울에 어느 정도 난방을 해서 건강을 지키는 게 가장 현명한 처사라 생각하는 내 기준에선 어느 정도 난방에 대해 관대한 편이긴 하나 갑자기 바뀌는 가격대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인 게로.

유튭에서 냥이들이 나오는 영상을 틀자 티비 앞에서 요지부동이던 녀석이 고개만 돌린 채 티비에 빠져들었고, 난 덩달아 저 뒤통수에 빠져 들었다.

생각보다 쉽게 낫지 않는 통풍이라 안타깝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더불어 어엿한 가족이 된 녀석으로 인해 정신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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