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41019

사려울 2024. 11. 12. 00:21

항상 집사들 곁에 붙어 있는 녀석에게 이상 징후가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요근래 구토 몇 번을 했고, 심할 경우 장액까지 토해내는 경우가 있었던 데다 식욕이 부쩍 떨어져 그제야 녀석의 건강에 적신호를 알아챘다.

볕 좋은 낮에 쇼파에 앉아 있는 동안 녀석이 계속 눈앞에 붙어 있었다.

늘 그랬던 만큼 냥이들 하는 꼬락서니는 귀엽고 하는 짓은 애교가 넘쳤다.

심지어 테이블을 두고 앉아 커피를 마시는 중에도 맞은 편에 자리를 잡고 빤히 째려봤다.

그러다 오후 들어 부쩍 녀석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맑은 콧물이 많았고, 기력이 없어 보였고, 집사들한테 냥냥거리며 쫓아다녔다.

집사들 발끝에 거의 떠나지 않는 건 마찬가진데 묘하게 불편한 몸을 호소하는 것 같았다.

겨우 녀석을 켄넬에 넣어 후딱 병원으로 이동, 잠시 대기하는 동안 외부를 가렸던 모포를 살짝 들추자 잔뜩 쫄아 있는 녀석의 눈이 동공지진났다.

항상 병원 올 때마다 켄넬 집어 넣는 게 정말 힘이 드는 건 집사라면 충분히 공감될 터.

그런 모습을 보면 불쌍불쌍해서 병원을 적게 갔는데 이렇게 이상 징후가 있다면 어쩔 도리가 없었다.

모포 안에서 잔뜩 쫄아 있는 녀석에게 안심을 주겠다고 모포를 들춰 얼굴을 마주했는데 냥이들 동공지진 나면 집사도 못 알아본다는 게 정말 예외없다.

그래서 청소나 함께 외출했다 녀석들이 갑자기 동공지진이 나서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가족을 잃어버리는 마음이라면 그런 조금의 확률도 없애는 게 맞겠다.

다행히 녀석에겐 큰 질환이나 질병은 없어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아무래도 근래 들어 치아가 좋지 않아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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