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유독 예년에 비해 태풍 소식이 잦다.
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비는 그리 많지 않지만 바람이 강력한 태풍이라는데 오늘 하루가 절정이자 고비란다.
전날 집을 나서 원주에 들러 하루 지내는데 창 너머 바람 소리가 꽤나 강력한 태풍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점심 해결하고 여주로 넘어와 종영형 잠깐 만나기 전에 커피 한 잔 사서 말 그대로 얼굴만 보고 헤어져 지인이 계시는 곳으로 왔다.
여주IC에서 내려 여주읍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돈까스 집 건물 외관이 특이하다.
적벽돌로 쌓은 뒤 통유리를 외부에 덧대어 미관상 돈까스 집이 아니라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첫인상이다.
종영형과 헤어져 지인이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태양초-엄밀히 이야기하면 태양초가 아니고 건조기로 말린 건데 집에서 태양초 만들어 보면 정말 햇볕 좋은데서 보름을 말려야 한다. 올 가을 장마에 해 뜨는 날이 거의 없어 울집 고추는 망한거지-를 방앗간에 빻아야 된다길래 부론으로 넘어와 영업 중인 방앗간에 들러 가루로 만드는 동안 주위를 둘러 봤다.
태풍이 가장 강했던 시기면서도 비는 거의 내리지 않고 바람만 주구장창 분다.
부론이 워낙 조용한 동네라 도로 한가운데 이렇게 서 있어도 다니는 차가 거의 없어 편하게 사진으로 담았는데 보이는 방향이 여주, 충주로 가는 쪽이다.
서 있던 자리에서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면 원주 귀래로 가는 쪽이다.
고프로를 들고 잠깐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워낙 구름이 한 곳으로 바삐 흘러 가는 모습이 나름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은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었다던데 여주는 그나마 내륙 깊숙이 있어 서울만큼 강한 바람은 아니었다.
부론장 앞 부론 교차로에 서서 마실로 진입하는 메인 도로는 여전히 차가 줄지어 갓길에 서 있지만 거리는 한산하다.
태양초를 빻아 지인 댁으로 돌아가는 길에 장안리 마을을 들렀다.
마을 보호수로 몇 백 년 된 느티나무가 워낙 멋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져 렌즈에 얼룩을 남겨 버렸다.
가슴 아프지만 얼른 추스리고 지인 댁으로 돌아왔다.
도착할 무렵 해는 거의 지고 하늘에 구름은 여전히 어딘가로 바삐 흘러 간다.
명절을 일 주일 앞둔 시점이라 별 일이 없어야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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