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고요한 민족의 혼, 김시민 장군 충민사_20220103

사려울 2023. 2. 9. 03:22

시간도 잠시 쉬며 추모하는지 석양도, 강물도 얼어 버린 채 하늘은 붉게, 강물은 하얗게 물든 김시민장군 충민사는 그렇게 하루가 저문다.
낡은 다리를 건너 적막강산에 고이 서린 영혼이 잠들어 다시 불거질 핏빛 치욕을 암시했건만 과욕에 눈은 멀고, 그로 인해 원숭이가 한반도를 다시 능욕하였다.
역사를 배운다는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인데 악마에게 영혼을 헌납한 나머지 사욕으로 흘린 피가 범람하는 강과 같다.
백성을 버리고, 국민을 찌른 역사가 반복되는 건 그 숭고한 정신으로 간파될까 두려워 덮고, 숨기는 것.
따스한 겨울 촉감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향긋한 낙엽 내음의 작은 위로로 길 나선 여행에서 든든한 온기로 되돌려 받는다.

 

김시민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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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팔경 다음으로 충민사로 향했고 도착할 즈음엔 하루 해가 거의 질 무렵이었다.

한 대의 차량도 없는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달천을 건너는 유일한 통로, 충무교로 천천히 걸었는데 사전에 훑어본 바 충민사는 종교사찰이 아닌 김시민장군 사당으로 괴산 IC에서 내린다면 괴산읍 진입 길목이라 수월하게 올 수 있었다.

한겨울 달천은 얼음으로 꽁꽁 덮여 있었다.

달천을 건너는 유일한 길은 충무교로 비교적 오래된 시설의 한적한 산책로 같았다.

충무교를 건너 양쪽으로 확 트인 달천의 전경을 볼 수 있는데 때마침 고운 석양이 하늘에 걸려 있었다.

충무교를 건너면 관리사무소가 있는데 17시까지 관리인이 있는 걸 보면 지자체에서 꾸준히 관리하고 있었고, 관리인 퇴근 시각 이후에도 방문 가능하여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걸어 충민사로 향했다.

충민사로 들어가기 전의 주변은 전형적인 시골마을의 한적한 정취가 물씬했다.

달천변 비교적 너른 공간에 남향의 양지바른 충민사는 적막강산이었다.

찾는 이도 거의 없었고,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에 비해 사당은 꽤나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충민사를 빠져 나와 우측으로 향하면 산길로 이어지고, 나지막한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홀로 덩그러니 서 있는 취묵당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아직 낮의 활기가 남아 주저 없이 취묵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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