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만 같던, 손 꼽아 기다리던 연휴도 벌써 4일이 지나 이제 하루 남았다. 이런...
회사 동료들이 놀러 와서 어제는 술판 벌이고 잡설도 나누고..
첫 이틀 동안 틈틈히 산책하면서 찍어 놓은 사진들도 그리 많진 않지만 보고 있으니 솔솔한 감회도 뛰쳐 나온다.
물론 사진 편집은 귀차니즘으로 무보정!
해가 지자 성급한 달은 벌써 세상 나들이 중이다.
라마다호텔 부근 인공 폭포(?)
초저녁에 활동하면 아직은 등골에 땀이 맺혀서 일까? 물이 보여 주는 하얀 찢어짐과 세차게 부딪히는 소리에 청량감이 느껴진다.
센트럴파크에서 반석산으로 올라가는 지점은 대부분 조용하기만 하다.
부근에 몰려 있는 고층빌딩과 대조되는 쓸쓸한 풍경이다.
반석산으로 올라가는 굽이굽이 뻗어있는 계단에 잠깐 올라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선 곳으로 렌즈를 열어 봤다.
발걸음을 돌려 남쪽으로... 이내 동탄복합문화센터가 나온다.
밤이 깊어가지만 그 불빛에 이끌려 온 사람들인지 벤치며 지나는 사람들이 예상보단 많다.
밝은 불빛 앞에서 어디론가 바쁘게 가는 사람들의 목적지가 궁금하지만 그들의 뒤를 밟을 수 없기에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찍어 봤다.
되려 그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호기심이 더더욱 절제력을 잃어 버려 내가 자리를 떠 버리곤 건물 측면에 손짓하는 화사한 꽃잎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코스모스 옆에 반석산으로 오르는 계단길이 보인다.
연휴 시작 전날 찍은 마지막 사진.
밤이 깊어가도 분주한 발걸음은 연휴를 앞 둔 시점이라 경쾌해 보인다.
휘영청 밝아 오는 보름달.
한가위 전날 보름달이라 그런지 유난히 밝고 따스하게 내려 쬐인다.
연휴 첫날의 달을 보니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던 여유와 만나 더욱 실감이 난다.
아무도 없을 것만 같던 외진 도시의 한 켠에서도 여유를 벗 삼아 보름달 마중을 나온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참에 가을 구경도 하면서 여름 내 몸에 묻어 있던 여름도 털어 내고 있다.
혹독한 겨울 추위가 세상을 지배하지 않는 이상 언제나 꽃잎은 밝고 화사하기만 하다.
그 화사함은 연휴 첫 날이 저뭄에도 아랑곳 않는다.
한가위 제사를 지내고 이번엔 혼자서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떼다.
강렬한 대낮의 햇살이 호랑나비에겐 전혀 부담스럽지 않나 보다.
팔랑 대는 꽃망울을 향해 연신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무언가에 도치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유별나게 이 꽃밭에 호랑나비가 많다.
가뜩이나 꽃과 내리 쬐이는 태양볕으로 숨막힐 듯 화사한데 꽤나 많은 호랑나비로 인해 발걸음조차 묶여 진 것만 같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맞이하는 한가위 보름달.
잔 속에 들어간 달빛이 그 어느 감미로운 커피보다, 그 어느 달콤한 각설탕보다 더 풍성해 진다.
욕심에 커피 잔을 흔들어 달빛을 녹이려 해도 이내 다시 잔 속으로 떨어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소소한 산책로 옆에도 가을의 조짐이 완연히 느껴지는데 이 보일 듯 말 듯한 흔적들을 사진으로 담지 않으면 스스로 아쉬움을 제어할 길이 없어 보인다.
흔하디 흔한 퇴색된 낙엽의 물감이 남아 있던 신록의 색과 함께 할 땐 돋보이기까지 한다.
연휴 전 날 찍었던 인공폭포엔 물이 떠나고 대신 보름달이 걸려서 지나는 이들을 굽이굽이 살펴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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