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기록할 겨를 없이 바쁜 나날이다.
잠깐 주변을 산책하거나 여가 활동을 하는 것도 거의 없이 오로지 회사와 집,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마음의 짐만 둔 학업은 늘 지고 다니는 무거운 배낭 같았다.
유난히 더운, 폭염이란 단어가 일상화 된 이번 여름은 더더욱 여행이나 외부 활동의 발목을 잡았고 이마저도 큰 마음 먹지 않았다면 집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냈을거다.
잠깐 걷는 사이 땀은 자연 발원하는 강물처럼 몸 전체를 순식간에 젖게 했고, 그걸 대비해서 챙겨간 음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을 드러냈다.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걷던 중 하늘 위를 유영하는 까치 한 마리는 지친 어깨를 펴고 걷던 걸음을 재촉시켜 줬다.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게 까치는 악동처럼 다른 조류나 마당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를 괴롭히던 기억이 있을 만큼 작은 몸집에 비해 강인하고, 가끔 자기 덩치보다 더 크고 강한 까마귀를 협공하는 경우도 봤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사는 가까이 지내며 해충도 잡는 녀석이라 어릴 적부터 까치는 친숙한 의미로 까치가 울면 손님이 찾아 온다는 이야기까지 잉태 되어 마치 구전 동화처럼 쇄뇌 되었다.
덕분에 까치는 아직도 악동이지만 귀여운 악동이자 생활력 강한 친구로 꾸준히 자리 잡고 있다.
폭염으로 산책 동안 사진 기록은 고사하고 얼른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간절한 덕에 기억을 유추할 만한 매개는 전혀 없지만 그 끝의 성취감은 고운 석양처럼 빛 나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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