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 6

최고의 가성비 순대 요리_20200111

김제 사는 동생을 만나 점심 허기를 달래러 간 곳은 처음에 칼국수를 선택했다 긴 줄을 감안해야 된다기에 숙소와 가까운 곳 중 순대집을 선택했다. 근데 여기 완전 내 취향인걸~! 일단 서울과 가격 비교하기 적절하지 않겠지만 요즘 서울과 수도권에서 왠만한 국밥 한 그릇 8천원 정도 줘야 된다. 거기에 양은 내 기준에서 좀 작아 국물까지 비워 바닥을 보여도 양에 있어서 뭔가 아쉽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순대까지 시켜서 일행들과 해치우는데 여기 와서도 습관처럼 국밥에 순대를 시켜 놓고 옥수수를 열심히 터는 사이 음식이 나왔고, 언뜻 보기에도 남길 수 밖에 없는 삘이었다. 물론 김제 동생이 거구에 밥통이 크다고 해도 본인 기준으로 소식을 한다는 얼토당토 않는 말이 지껄여 행여나 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했건만 역시..

익산 가는 날_20200110

익산은 많이도 지나다녔지만 최종 목적지로 왔던 건 기억에 어렴풋할 정도로 오래간만이다.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서울역으로 와서 KTX를 타고 얼마 되지 않아 도착할 만큼 익산은 심리적인 거리감이 얼마 되지 않았다. 여수나 광주를 가게 되면 필히 거치는 길목과도 같은 곳으로 때론 익산역에서 여수 방면이나 광주 방면을 환승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엔 열차를 타고 앉자마자 퇴근 후의 이완과 동시에 너무 깊은 잠을 잤던지 전주에서 내려 버렸다. 하는 수 없이 익산까지 다시 상행 열차를 타고 내리는 바람에 예정 도착 시각이 훨씬 지났고, 익산역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택시를 이용, 이마저도 금세 도착했다. 오는 길에 착오가 있긴 했지만 마음 편한 여행인 만큼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는 기억에 오래 남아 여행을 더욱 ..

일상_20200104

새해 첫 모임은 원래 일영유원지에서 펜션을 하나 잡아 이틀 같이 보낼 예정이었지만 마지막에 급 변경되어 평소처럼 저녁 시간 동안 일산 족발집으로 선회했다. 동네는 완전 조용한데 이 족발집은 올 때마다 빈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이 가득했고, 다행이 올 때마다 미리 예약을 해서 키핑된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사람들과 어울렸다. 늘 유쾌한 모임이라 뒤끝도 없고, 침울한 분위기도 아니었지만 일산으로 모이는 게 워낙 이동 시간의 비중이 커 7시 정도에 모여 11시 정도까지 시간을 보낸 뒤 성신이 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헤어졌다. 아슬아슬하게 막차를 타긴 했지만 몇 년 전과 달리 늦은 시각에 광역버스 이용객은 부쩍 줄어 23시만 넘으면 길게 줄을 서 만차로 인해 한 대 정도는 건너 뛰던 분위기가 지금은 전혀 없어 졌다.

일상_20200101

새해 첫날, 지난 연말의 피로를 푼답시고 퍼질러 자고 늦게 일어나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동탄 산책을 나섰다. 이번 겨울이 그리 춥지 않아 경량 패딩에 바람막이를 덧대어 걸쳐 입고 초저녁 어둠이 자욱한 반석산으로 향했다. 복합문화센터를 지나 반석산 정상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전망 데크에 도착하여 한동안 텅 빈 데크 위에서 음악을 틀어 놓은 채로 야경을 마주하곤 머물러 있었다. 새해 첫날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간헐적으로 보이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그 이후 어떠한 사람들과도 마주치지 않았던 만큼 반석산은 텅 빈 새해 첫날밤을 보냈다. 아무도 없는 반석산 데크에 서서 마치 세상 전체의 시간이 정지했을 만큼 고요한 야경을 바라보는 순간,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가 뒤섞여 묘한 여운과 더불어 지나간 시간의..

선명한 짜집기 흔적, 영화 백두산_20191231

멍한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내고, 누나네와 함께 동탄CGV에서 영화를 보며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마땅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어 이병헌, 하정우를 믿기로 해서 백두산을 선택, 커피와 팝콘을 한아름 안고 상영관으로 들어서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울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나타낼 소재인 백두산이 폭발하여 남북 합작으로 폭발을 막아 보겠다는 설정이라 꽤나 관심이 갔고, 거기에 더해 이병헌, 하정우 투톱에 전도연과 근래 핫한 배우 마동석이 출연한다. 이병헌과 하정우 특유의 섬세한 연기는 진지함과 개그가 함께 섞여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저런 개그가 과연 나올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영화에서 차용한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

일상_20191230

얼마나 오랜만인가 싶다. 연말이라 자제하리라 다짐했던 술자리 횟수가 많이 줄이긴 했지만 그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평소에 비해 과했다. 허나 이날만큼은 좀 각별했던 게 거의 뵙기 힘든 분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승용형은 아주 가끔 뵙긴 했지만 내가 맨날 편하게 자리를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 병훈형은 회사 퇴사하고 독립 이후 처음이다. 한 때는 뻔질나게 술자리를 갖거나 커피 한 잔 하면서 때론 진중한 대화를, 때론 유쾌한 대화를 했던 분이라 의미는 남달랐다. 내가 물론 두 분을 함께 초대했긴 했지만 세 사람이 한 자리를 같이 했던 건 5년이 넘었고, 원래 두 분은 함께 자주 어울리던 분들이 아니라 성향과 취향이 다를 거라 여겼지만 막상 함께 자리를 즐기기 시작하자 밤새 뭔 그리 많은 대화가 오갔..